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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판 비정상회담...8개국 대표 각국 전통시장·제주 문화 ‘공유’

천막, 냉장고, 바구니. 회. 이들의 공통점은?

정답은 제주를 찾은 외국인들이 서문공설시장과 오일장 등 전통시장을 처음 방문한 뒤 이상하게 생각한 것들이다.

'글로벌 페스티벌-60년 서문시장 잔치 먹으레 옵서' 축제가 열리는 29일 오후 5시 제주 서문공설시장 3층 회의실에서 ‘서문 비정상회담’이 열렸다.

비정상회담은 최근 한 방송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다. 각국을 대표하는 외국 남성들이 한자리에서 모여 특정 주제를 안건으로 올려 이야기를 나눈다.

서문 비정상회담은 제주출신 인터뷰 작가 정신지씨가 의장을 맡았다. 제주도와 서문시장 상인을 대표해 참석한 샘이네 삼촌과 김복순(76) 할머니는 부의장을 책임졌다.

각국 대표에는 프랑스 출신 나빌(Nabil), 베트남 출신 배은하(Vuthing An), 필리핀 출신 자넷 보다희(Janeth bordahe), 중국 출신 김정림(Jin Zhenlin)씨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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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의 다런사우스콧(Darren Southcott)와 일본 출신 아카네 나카자토(Akane Nakazato),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맥스 모리보(Max Moribo)도 자리를 지켰다.

첫 주제는 ‘제주의 전통시장(traditional market)’이었다. 한국(제주)을 제외한 7개 국가 비정상은 제주의 시장을 첫 방문한 소감과 각 국가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베트남 대표 배은하씨는 “넓고 현대화 된 제주의 시장에 놀랐다. 시장 안에 냉장고와 냉동실 등 전자제품에 물건들을 보관해 파는것도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은 가림막 없이 바닥에서 물건을 진열해 판다. 제품도 당일 판매할 양만 준비한다”며 “상인들이 하루종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2~3시간씩 판매하고 철수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표 김정림씨는 바구니에 과일과 채소, 생선, 곡식 등을 넣어 파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김정림씨는 “중국은 손저울 등 계량기를 반드시 사용한다. 중량이 맞지 않으면 싸움까지 난다”며 “바구니에 넣어 판매하는 제주시장이 신기했다. 덤으로 주는 모습도 흥미롭다”고 밝혔다.

남아공 출신의 맥스 모리보씨는 “시장에서 회를 팔고 직접 먹는 모습이 충격이었다”며 “남아공은 생선을 팔지만 회 등 날것으로 먹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은 회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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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대표한 나빌씨는 “프랑스의 전통시장은 물건을 팔고 손님을 끌기 위해 온갖 행동에 소리까지 크게 지른다”며 “제주의 경우 조용하고 차분하게 장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내가 만약 제주도지사라면’라는 안건도 있었다. 질문은 짧았지만 답변은 길고 다양했다. 동남아 출신 비정상은 다문화가정들의 정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이들은 “여성뿐만 아니라 노동자도 한국사회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축제나 행사를 개최해 달라”며 “각 국가의 특성에 맞는 교육 등이 이뤄지도록 공간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비정상은 “우리들의 지원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것은 외국인들 주요 관직에 없기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이 도청과 시청 등 관직에 오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카네 나카자토씨는 “내가 도지사라면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깨끗이 살도록 하겠다”며 “그리고 도시 개발이 아닌 초가집 등 제주만의 특이한 문화를 지켜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샘이네 삼촌은 이와 관련 “외국인들을 보면 안타깝다. 우리 말과 문화를 배우는 기회가 제대로 주어진다면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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