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메초 세 번째 동시집 ‘연필 미용사’ 발간...도내외 관심 급증, 학생 수 증가

KakaoTalk_20170217_101313402.jpg
▲ 제주 물메초가 펴낸 시집 '연필 미용사'. ⓒ 제주의소리

‘작은학교’에 대한 위기감이 커져가자 아이들과 교사들이 문화예술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낸 제주의 농촌 학교가 있다. 이 모든 변화는 아이들이 ‘시(詩)’를 쓰면서 시작됐다. 3년 사이 학생 수가 꾸준히 늘고 아이들의 솜씨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주인공은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 위치한 물메초등학교(교장 장승심). 물메초는 최근 전교생 94명과 교사 10명이 함께 시집 ‘연필 미용사’를 펴냈다.

4년여 전 공모로 부임한 장승심 교장은 학교특색사업으로 글쓰기 교육을 시작했다.

자율학교로 지정된 물메초는 학교장 재량에 의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지역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평소 문예에 조예가 깊었던 장 교장이 주목한 것은 '글쓰기'였다.

학기 내내 전문강사에 의한 글쓰기 교육이 진행되고, 1년에 한 번은 꼭 발표회를 연다. 학생들의 시는 독후감부터 영상물,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이어진 최종 결과물이 시집 발간이다.

2015년 ‘나무야, 나무야, 곰솔나무야’, 2016년 ‘하늘 아래 구십개의 풍선’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시집인 ‘연필 미용사’를 펴냈다.

물메초 아이들은 즐겁고 새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동시로 풀어내곤 했다. 이번 시집에는 그 동안 지은 시 중에 전교생이 한 편 씩 골라낸 작품이 실렸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 경험, 느낌을 그대로 담았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과 순수한 동심을 읽을 수 있다. 세 번째 시집인 만큼 조금씩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생각과 글 솜씨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486437746028.jpg
▲ 물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 ⓒ 물메초등학교

학생들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시작했던 글쓰기는 뜻하지 않은 변화도 가져왔다.

장 교장 부임 때만 하더라도 총 학생 수가 80여명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120명 으로 불어났다.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관심을 보이고, 제주 뿐 아니라 다른 지방, 나아가 미국에 있는 학부모까지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문화예술의 힘을 빌린 특화형 프로젝트가 작은학교를 살린 셈이다.

양동렬 물메초 교감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집 발간이 대단히 의미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아이들도 좋아하고, 매년 시집을 낼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도 보여 선생님들도 뿌듯하고, 학생 수도 꾸준히 늘어 모두가 즐거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교감은 “시집 발간을 물메초의 전통으로 꾸준히 이어갔으면 한다”며 “어른들의 손을 타서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닌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내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