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관례 언급 “우방국 함정은 통보후 입항 가능”...강정마을 구상권 해결엔 ‘법대로’ 고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로 격화되고 있는 군사적 위기감 속에 우리 해군이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의 기항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해군본부는 9일 오전 제주해군기지 준공 1년을 기념해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부대 내부를 지역 언론에 공개하고, 해군기지와 관련해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줌월트(DDG-1000) 논란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방한 직전인 올해 1월말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이 우리 측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최근 미국 초당파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에서 발간한 연구보고서에서 줌월트 구축함을 한국에 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미군 해군 사상 최연소 참모총장을 역임한 엘모 줌월트 제독의 이름을 딴 줌월트는 레이더에 소형 어선으로 표시될 정도의 스텔스 능력을 갖춘 최신 군사장비다.

길이는 182.9m로 기존 구축함 중 최대인 9000t급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보다 30m 더 길다. 배수량은 1만4798t급으로 제작비만 5조원 가량이 들어갔다.

레이더와 음파탐지기를 피해 다니며 함대공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첩보용 드론 등을 즉각 사용할 수 있어 한반도 배치를 두고 북한과 중국 등 주변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 CSBA 보고서에도 ‘한국 배치시 중국과의 첨예한 마찰을 빚어온 남중국해에 대한 지휘통제 역량 확보는 물론 북한 연안에 대한 타격 능력도 높아진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우리측 해군은 외국함정의 국내 해군기지 입항은 국제적 관례에 따라 가능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내세우며 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권세원 해군본부 공보과장은 “우리측 함정도 다른 나라 기지에 정박을 하며, 이는 우방국간 국제적 관례”라며 “이미 미국은 부산과 동해, 평택, 목포에 정박해 왔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다만, 줌월트급은 작전 배치가 되지 않았고, 한국 배치에 대한 미군의 공식 요청도 없었다”며 “제주해군기지 입항 여부도 요청 자체가 없어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에 대해서는 법적인 절차를 따라야 한다며 철회 불가방침을 재확인했다.

권 과장은 “다른 국책사업의 경우 시공사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이번의 경우 실제 소송이 들어왔다”며 “이에 따라 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금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에 대한 합법적 조치라는 것이 해군의 입장”이라며 “이미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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