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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이 '세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 '세포란 무엇인가' 강연 "우리나라, 선택의 기로"

세계 최고 수준의 줄기세포 연구력을 가진 우리나라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가적 지원이나 연구환경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에서 열린 ‘2017 미술관포럼 : 모다들엉 과학예술’ 첫 강연자로 나선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이 '세포란 무엇인가'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센터장은 세계가 인정하는 줄기세포 연구의 선두주자다. 

건국대에서 축산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미국 위스콘신대 소복제 연구원, 마리아의료재단 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뒤 제주대 생명자원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줄기세포 연구 분야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 3번째로 배아줄기세포를 완성했으며, 멸종위기에 놓인 제주흑우 복제에도 성공, 제주흑우 6차산업화를 이끌고 있다. 

이날 박 교수는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서부터 체세포를 이용한 연구까지 그간의 성과를 설명했다. 

박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는 미래셀바이오(대표 김은영), 신여성병원(병원장 정창진·이준범)과 함께 ‘난자의 노화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난자 배양 방법’ 특허를 출원해 최근 등록을 마쳤다. 

특허는 라파마이신을 이용해 정상적인 난자를 판단하는 지표인 방추사(난자 내 미세소기관)를 회복하고, 난자 노화에 영향을 주는 활성 산소를 감소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라파마이신은 면역 억제제로 장기 이식 거부 반응을 방지하는 물질로 쓰이며, 세포 증식 억제, 항암 작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라파마이신 10μM을 이용해 68시간이 흐른 일반적인 난자에 비해 라파마이신에 노출된 난자는 68시간이 흘러도 정상적인 방추사 출현율이 50~90% 증가했고, 활성산소도 20~50% 감소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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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이 '세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처럼 세계를 주름잡는 연구 성과에도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관련 국가적 지원은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생명윤리 문제로 △신선란이 아닌 동결미수정란 △미성숙난자나 비정상적인 난자 △체외수정 시 수정되지 않는 난자 △적절한 수증자가 없어 폐기될 난자 △적출한 난소에서 채취된 원시난자만 사용할 수 있다"며 "영국과 미국에서는 건강한 난자 기증이 허용돼 연구에 쓰인다"고 국내외 연구 환경을 비교했다.  

박 교수는 “(이는)사실상 썩은 달걀에서 병아리 부화를 기대한다는 얘기다. (물론)생명윤리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미국, 영국, 호주 등 국가는 줄기세포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는 세계를 주도할 능력이 된다. 차세대 경제 발전에 동력이 될 수 있는 중요분야”라며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진단했다. 

이날 강연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히고, 일반적인 강의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해 이야기 하지는 취지로 제주도립미술관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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