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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결과 58% 반대, "정체성 잃을수도" 우려 작용한듯...대학당국 예산확보-설득노력 빛바래  

제주시 화북동 사라캠퍼스를 이용하는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제주교대)이 아라캠퍼스 이전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제주교대 학생회와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구성된 ‘캠퍼스 이전 대책 위원회’는 지난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캠퍼스 이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총 유권자 460명 중 421명(91.52%)이 투표에 참여했고, 유효표는 총 409표가 나왔다. 

이중 반대표가 240표(58.68%)로 과반을 기록했다. 찬성표는 169표(41.32%), 무효표 12표 등이다. 

반대표가 더 많이 나오자 캠퍼츠이전대책위는 제주교대의 아라캠퍼스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제주교대 내부에서 ‘캠퍼스 이전으로 옛 제주교대의 모든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반대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이 이전 반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수백억원에 달하는 캠퍼스 이전 예산 확보 등을 위해 정부와 학내 구성원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여온 대학 당국으로서는 힘이 빠지게 됐다.  

제주교대 학생들은 매년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합격률이 80~90%에 달할 정도로 전국 교대에서도 높은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제주교대는 지난 1946년 설립된 3개월 과정의 제주도 임시 초등교원 강습소에서 출발해 1953년 3년제 도립 사범학교로 승격했다. 이어 1968년에는 2년제 제주교육대학으로 거듭났다.

1984년 교육법에 의해 2년제에서 4년제 대학으로 학제가 개편됐고, 2000년에는 대학원을 개원, 초등교원을 양성해오다 2008년 제주대학교와 통합됐다.

통합 이후에도 교육대학이 제주시 화북동 사라캠퍼스를 계속 사용하면서 교육대학이 통합 이전 옛 제주교대와 다르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제주대 학생들도 제주교대를 ‘별도’의 대학처럼 인식하는 분위기가 짙다.

제주대는 제주교대와의 실질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캠퍼스 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2014년 교육대학 캠퍼스 이전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2015년 6월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대학(사라캠퍼스)의 아라캠퍼스 이전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사라캠퍼스 이전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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