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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주 칼럼] 파리협정 탈퇴로 외톨이 된 미국

2017년 06월 15일(목) 08:57
김국주 kimkj46@hanmail.net
2030년까지 65%를 감축하겠다, 2025년까지 27%를 감축하겠다, 어느 쪽이 더 큰 감축인가? 전자는 중국, 후자는 미국의 약속이다. 뻔한 질문 같지만 그렇지 않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나지만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배출량 증가속도를 줄여 나가자는 취지에 따라 감축 타깃을 그 나라의 GDP 증가 단위 당 배출량으로 정하기 때문이다.

양국의 경제성장 속도는 황당하게 차이가 난다. 2005년-2016년 사이에만 중국의 경제규모는 2.3조 달러에서 11.2조 달러로 390% 증가한 데 비해 미국은 14.4조 달러에서 16.8조 달러로 17%의 증가에 그쳤다. 중국은 2030년까지는 조금씩 더 온실가스 배출을 늘려갈 수 있고 미국은 그렇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단행한 것은 이 때문일까?

2015년 파리협정의 특징은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이것의 이행을 강제하거나 불이행에 따른 불이익 조항을 두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 대신 한번 정하여 발표한 감축목표는 이후에 후퇴해서는 안 되며 매 5년마다 그 성과를 공개하며 격려해 준다. 즉, 영문표기로는 "Name and Encourage" 방식인데 뒤집어 말하면 거명하여 국제적으로 망신을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런 지경을 미연에 막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기후변화가 인간의 행위 때문이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려 왔다. 이것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된 시점은 1981년 미국 레이건 대통령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그는 에너지장관에 지구온난화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라고 말하는 자를 임명하고 환경관련 예산을 크게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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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파리협정 체결 당시 모습. 출처=위키백과.

기후변화 부정은 미 공화당의 전통?

레이건에서 부시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 조류는 공화당이 미 의회의 다수당이 되고 난 후 다시 부활하여 2015년 1월 미 상원의 환경 및 공공사업 위원회 의장으로 재선출된 제임스 인호프(Jim Inhofe) 공화당 의원은 "기후는 변하고 있고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지만 이것은 하늘에 계신 분이 주관하는 것이다. 인간의 활동으로 기후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이라고까지 말한다.

트럼프는 나아가 지구온난화 주장이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사기극이며 파리협정대로 이행할 경우 석탄 산업이 붕괴하여 3조달러의 경제적 손실과 650만명의 일자리 상실, 그리고 가구 당 7000달러의 소득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 풍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반박자료에 의하면 지난 15년 동안 캘리포니아 GDP는 1조6000억에서 2조3000억달러로 44% 증가했지만 이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혀 늘지 않아 GDP 단위 당 배출량은 33% 하락했다.

트럼프의 관심은 중국과의 형평도 미국의 명예도 청년 일자리도 아니고 지구 온난화의 원인 규명은 더더욱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오직 사유재산권이 침해되거나 시장의 규제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를 지지해준 특정 계층 및 산업의 이익을 편파적으로 지원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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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외치는 트럼프에게 파리협정, 지구온난화는 큰 관심이 아닌 듯 보인다. 출처=pixabay.

지난 일요일(6월 11일) 이태리 볼로냐에서 개막된 G7 환경장관회의는 처음부터 김이 빠진 상태였는데 미국 대표는 첫날 몇 시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가버렸다. 이틀 일정을 마치고 작성된 코뮈니케는 미국의 비협조를 각주(foot note)에 기록했다. 파리협정의 규정에는 협정탈퇴를 최소 3년 경과 후에만 인정하는 조항이 있다. 탈퇴 선언과 무관하게 미국은 협정국으로 한동안 남아 있어야 한다.

"미국은 트럼프행정부보다 크다"

회의장을 떠나며 캐나다의 캐서린 맥키나 환경장관은 "세계는 미국보다 크고 미국은 트럼프의 연방 행정부보다 크다. 우리는 세계 여러 다른 나라들, 그리고 미국 내의 여러 주정부와 도시 및 기업들과 협력하여 밀고 나갈 것"이라고 결의에 찬 말을 남겼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나라들은 물론, 온실가스 최다 배출국인 중국과 제4위 배출국 인도도 미국의 이탈에 개의치 않고 파리협약 이행을 다짐하고 있다. 유엔 주재 중국대사 류제이는 중국의 파리협약의 이행은 중국의 환경개선과 아울러 69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미국이 녹색기후기금 출연을 중단할 경우 중국이 개발도상국들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발언했다.

다음달 7,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인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 대표단의 외톨이 처지가 눈에 그려진다. / 김국주 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전 제주은행장)

* 이 글은 <내일신문> 6월 14일자 ‘김국주의 글로벌경제’ 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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