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앞두고 제주비전 토크콘서트...당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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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당 대표로 나선 신상진-홍준표-원유철 후보(왼쪽부터).

오는 7월3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잡기 위한 맞대결이 제주에서 처음 펼쳐졌다.

자유한국당은 19일 오후 2시 제주퍼시픽호텔 2층 연회장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전당대회에 앞서 ‘제주 비전 콘서트(합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로 출마한 홍준표-원유철-신상진 후보는 저마다 궤멸 위기에 놓인 보수의 혁신을 강조했지만 각론은 조금씩 달랐다.

홍준표 후보는 '이념정당과 당 쇄신', 원유철 후보는 '개혁적 보수혁신정당', 신상진 후보는 '계파 소멸론'을 각각 들고 나왔다. 

특히 홍준표 후보와 원유철 후보는 날선 발언으로 서로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원 후보는 홍 후보를 겨냥해 '교조적 수구보수정당'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대선을 치른 다른 (정당)후보들은 당권경쟁을 하지 않는데, 홍 후보가 나서는 것은 자유한국당 미래를 위해 옳지 않다"는 원 후보의 공격적 질문에 "원 후보가 썪은 뿌리를 잘라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맞받았다.

먼저 연설에 나선 신상진 후보는 "지난 탄핵사태와 대선 참패로 당원동지들이 얼마나 자존심이 짓밟혔느냐"며 "대한민국 보수가 붕괴되는 현실에서 구당의 일념으로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후보는 "한국당에 인물이 없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는데 참담함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동지들의 희망을 손잡고 나가고자 당대표로 나섰다. 당의 얼굴이 바뀌어야 새롭게 바뀐다. 친박이니 비박이니 계파없이 활동한 제가 적임자"라고 자평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계파를 없애겠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계파싸움으로 날을 새우다 참패했다"며 "공천을 공정하게 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계파 청산을 주창했다.

신 후보는 "진보의 가치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일방통행 노선을 바꿔야 한다"며 "당원협의회 전국 조직을 광장에서 논의하고, 당당하고 떳떳한 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는 대선 패배에 대한 사과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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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당 대표로 나선 원유철-홍준표-신상진 후보(왼쪽부터).
홍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제주 당원동지들이 정말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주셨는데 보답을 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감사의 말씀과 죄송스럽다는 말을 거듭 드린다"고 한껏 몸을 낮췄다.

그는 "대선을 치러보니 많은 것을 느꼈다. 이 당에서 국회의원 4번과 도지사 2번을 했고, 대선후보도 해봤다. 22년 동안 일을 했다"며 "그런데 나라를 건국하고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의 단초를 연 이 정당이 왜 허물어졌느냐"고 반문했다.

그 이유에 대해 홍 후보는 "당내 구성원들이 치열하지 못했다"며 "보수정당 테두리 속에서 적당히 하면 절반은 우리 편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당을 이끌어 왔다"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이념적인 기반이 없었다. 무엇을 위해 정당을 하고, 무엇을 위해 국회의원 출마하고, 국회 활동을 하는 지에 대한 치열함이 없었다"며 "친노 좌파들이 폐족이 된 후 10년을 준비해 재집권을 했는데, 폐족에서 살아난 배경이 이념집단이기에 가능했다. 자유한국당도 이념집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을 주사파 폐당정권이라고 규정한다. 국민들의 마음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자유한국당을 뿌리부터 쇄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모두 어려워 진다"고 진단했다.

홍 후보는 "대선 끝난 지 40일 밖에 안됐는데 제가 당 대표를 하겠다는 것도 염치가 없는 짓이고, 악역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제가 이 당에 22년 있었기 때문에 악역이라도 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출마하게 됐다"고 당내 일각의 '자숙' 요구를 반박했다. 

원유철 후보는 홍 후보의 이념정당론에 대해 '교조주의적 수구보수정당'이 된다며 반대했다

원 후보는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과 개혁을 하지 않고는 자유한국당의 미래가 없다"며 "교조주의적 수구보수정당으로 갈 것인가, 개방적인 개혁혁신정당으로 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홍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대선에서 나타난 결과는 보수의 중심 영남에서는 성과를 거뒀지만 제주, 호남, 충청, 강원, 수도권에서 모두 2~3위를 했다"며 "특히 인구 절반이 사는 서울-경기-인천에서는 3위를 했다. 대선의 연장전이 되면 내년 지방선거는 희망이 없다"고 내다봤다.

원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여성층의 지지를 얻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아야 한다"며 "지방선거에서 국민 마음을 놓치면 안된다. 정부의 실정과 오만을 야당이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이념 무장이 아니라 민생으로 무장해야 한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노후를 고민하는 어르신을 위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며 "민생문제를 해결할 때 국민은 우리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이념보다 민생 우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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