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문제가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일선 학교 공기청정기 설치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20일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2017년도 제1회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에서 48억9000만원을 증·감액한 계수조정안을 가결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당초 예산보다 1405억원 정도 늘어난 1조537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도교육청은 64억4000만원을 투입해 24개 학교 석면 함유 시설물 개선을 계획했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52억4000만원을 투입해 도내 공·사립 유·초·특수학교 2097개 학급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육위는 도교육청이 제출한 예산에서 △제주 정체성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예산 1억5000만원 △실내공기질개선 47억4250만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48억9250만원은 석면함유시설물개선 예산으로 증액됐다.

강성균 교육위원장은 “학교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공기청정기 운영주체와 구입 기종 등 준비가 전혀 없다. 5억원 정도면 학교마다 1대의 공기청정기를 설치할 수 있다. 제주 각 학교에 어떤 공기청정기가 좋은지 먼저 테스트해야 한다”고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도교육청에서 예산은 있지만, 석면 함유 시설물 개선 공사 업체가 없어서 힘들다고 말하는데, 말이 안된다. 석면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공기청정기를 설치해야 내년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응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성능을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석면 개선 공사는 방학 기간에 이뤄져야 한다. 수십 곳에 달하는 학교를 방학 기간에 맞춰 동시에 공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 결국 예산을 쓰지 못해 명시이월 예산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계수조정안은 오는 22일부터 진행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재차 다듬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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