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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박스 아라점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터칭이 회사를 그만 둔 직원 6명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메가박스 아라점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인수인계 없이 갑자기 회사 떠나 엄청난 손실” 한편으로 복귀 권유...직원들 “황당하다”

사내 이사 아들의 ‘갑질’ 논란으로 관리직원들이 일제히 사표를 쓴 메가박스 아라점에 대한 <제주의소리> 보도( https://goo.gl/MwpCGa )와 관련해 사측이 해당 직원들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측은 동시에 이들에게 회사 복귀를 권유해 당사자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메가박스 아라점 건물을 소유한 주식회사 터칭은 지난 26일 관리·회계 이사, 부점장, 매니저(2명), 바이저(2명)에게 ‘영화관 운영중단(상영불가)에 따른 손해배상 요청 통보’라는 내용증명서를 보냈다. 증명서 내용은 메가박스 아라점이 23일부터 운영을 중단하게된 이유가 직원들이 인수인계 없이 떠났기 때문이라는 것.

사측은 증명서에서 “계속되는 영화상영 계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맡은 바 직무에 대한 어떠한 인계수단이나 방법 없이 갑자기 회사를 떠남은 물론, 근무하는 운영직원 전원과 함께 아무런 조치도 없이 회사를 떠났다”며 “영화관 운영이 중단(영화상영 불가)되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해, 회사에 엄청난 유·무형의 재산상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체의 책임을 물어 상응하는 손해배상을 요청함과 아울러, 민·형사상의 법적 절차를 진행했기에 통보 드린다”고 명시했다. 증명서에는 ‘주식회사 터칭 대표이사 김OO’ 이름으로 직인이 찍혀있다. 김 씨는 지난 2월 메가박스 아라점에 말단 관리직인 바이저로 입사한 뒤 ‘갑질 논란’에 휩싸인 K씨의 어머니다. K씨는 현재 메가박스 본사 직원에게 ‘점장’ 교육을 받고 있다.

증명서를 받은 직원들은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다’는 사측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오히려 자신들은 인수인계를 요청했음에도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직원 A씨는 “관리직원 6명이 지난 5일 (첫)사직서를 동시에 제출하고 나서, 터칭에서 보낸 재무팀장, 과장이란 사람에게 ‘업무를 인수인계 하겠다’고 몇 번이나 직접 말했다. 직원에게 확인해봐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데 그 분들은 자료 요청도 제대로 하지 않고, 저희처럼 정시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인수인계를 받지 않았다. 보다 못해서 ‘2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데 누가 일을 할 거냐’고 또 물어봤는데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만약 제대로 인수인계가 됐다면 대체 인력을 지금까지 못 구할 수 있겠느냐. 그래서 22일 다시 사표를 쓰고 마지막 근무였던 23일 저녁에 짐정리를 하면서 또 한 번 ‘괜찮겠냐’고 물어봤는데 회사 사람들은 대표이사 명의 변경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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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회사 터칭이 직원들에게 보낸 내용 증명. ⓒ제주의소리

다른 직원 B씨 역시 같은 입장이었다. 그는 “두 번째 사직서를 쓰고 영화관에서 나간 뒤에, 그래도 영화관을 정상화시키자는 생각에 우리가 25일 저녁 회사로 돌아가 (영화 상영을)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사측으로부터 ‘인수인계 받지 않을테니 오픈 준비 안해도 된다’는 말을 전달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이들에게 손해배상 내용증명서를 보내놓고, 한편으로는 복귀를 권유했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사측 관계자가 전화로)'다시 회사로 돌아온다면 손해배상 내용증명서는 없던 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대부분 직원들은 “우리들을 협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복귀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직원 D씨는 "그 사람들 아래서 더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터칭은 최근 신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면서 영업 재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영화관 운영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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