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반대 촛불문화제서 생명평화대행진과 조우...‘비민주적 절차’ 성토

a1.jpg
▲ 1일 저녁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서 열린 제2공항 반대 촛불문화제에 마을주민들과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모였다. ⓒ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시작된 행렬이 성산읍 신산리에 도착하자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백지화를 외치는 성산 주민들은 10년째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이어오는 강정주민들과 지지자들에게 시원한 물과 인사를 건넸다.

1일 오후 7시 30분 신산청소년문화집 앞마당은 노란 물결로 가득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의 제2공항 반대 범국민촛불문화제에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전날 오전 강정마을에 위치한 제주해군기지 앞을 출발해 폭우와 폭염을 뚫고 42km를 걸어온 대행진 참가자들은 ‘제2공항 결사반대’를 외쳤다. 대행진 참가자들과 마을주민들은 서로를 향해 연신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문화제 공연에는 어린이들과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무대에 나섰다.

a3.jpg
▲ 1일 저녁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서 열린 제2공항 반대 촛불문화제에 마을주민들과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모였다. ⓒ 제주의소리
a4.jpg
▲ 1일 저녁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서 열린 제2공항 반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제주의소리

강원보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현재 국토부는 부지가 수용되는 4개 마을을 소수로 전락시켜 협의와 소통에서 배제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국토부는 ‘지역주민들과 갈등을 해결한 뒤 예산을 사용하라’는 국회 부대조건도 무시한 채 위장된 협의만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2공항을 막는 싸움이 작게는 지역주민들의 일이지만 크게는 제주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의 평화가 달려있다”며 “주변에 이런 상황을 잘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제주생명평화대행진 동진을 이끈 강동균 전 강정마을 회장은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올 때의 과정과 제2공항이 들어오는 과정이 한 치도 다르지 않다”며 “이는 국가권력의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의 일은 국민이, 지역의 일은 주민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그 어떠한 국책사업도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는 “촛불을 이끌었던 힘은 진실에 대한 용기”라며 “이처럼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강정과 성산도 진실이 드러날 때 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등이 중심이 된 이번 제주생명평화대행진에는 전국 183개 단체가 지지의사를 밝혔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도 여기에 포함돼있다.

오는 5일 제주시내에서 대행진의 서진과 동진 행렬이 만난 뒤 탑동해변공연장으로 이동해 오후 6시부터 음악과 공연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문화제를 연다.

a2.jpg
▲ 1일 저녁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서 열린 제2공항 반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제주의소리
a5.jpg
▲ 1일 저녁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서 열린 제2공항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무대에 오른 강동균 전 강정마을 회장. 그는 절차적 비민주성을 강조하면서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올 때랑 제2공항이 추진되는 모습이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 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