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동지역 마을회장 간담회 "이상순 내정자 제2공항 갈등 해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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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동지역 마을회장과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제주지사가 서귀포시 동지역 마을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서귀포 출신 도지사 있을 때 발전계기를 잡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원 지사의 고향은 서귀포시 중문이다. 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더욱이 동지역 마을회장을 상대로 한 발언이어서 지역갈등은 물론 선거법 위반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지사는 16일 오후 5시30분 서귀포시 서홍동 복지회관에서 동지역 마을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26일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에 따라 마을회장들의 건의와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원 지사는 인사말에서 "8월26일 대중교통체계가 30년만에 전면 개편된다"며 "간단히 말해서 30년 동안 손을 대지 못했는데 취임하자마자 준비해서 3년만에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아무리 좋은 것도 처음에는 불편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초기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시키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주민 협조가 더욱 필요하다"며 "마을회장님들의 요구사항은 열린마음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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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동지역 마을회장과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이어 원 지사는 이중환 전 서귀포시장을 1년만에 교체해 서귀포 민심이 예전같지 않은 것을 의식한 듯 이상순 전 농기원장을 왜 내정했는 지 자세하게 풀어냈다.

원 지사는 "지난 7월 이중환 시장을 갑자기 빼가니 일부 오해하는 분들이 계시다"며 "1년 동안 대화행정을 해서 앞으로 계획을 세울만하니 교체했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 도정에서도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지난 주 신임 서귀포시장으로 이상순 전 농업기술원장을 지명했다"며 "청문회가 9월 초 마무리되면 무리없이 바로 취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를 지명한 이유에 대해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해서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내정자는 고향이 성산읍 신산리다. 제2공항 반대운동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원 지사는 "이 내정자는 농촌지도사로 4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했고, 1차산업과 일선에서 잔뼈가 굵다"며 "서귀포 지역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1차산업인데 누구보다 준비된 시장 후보"라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로 원 지사는 "이 내정자는 성산읍 신산리 출신이면서 학교는 표선고를 나왔고, 서귀포지역에서 생활해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제2공항 갈등 관리 최적임자"라며 "조금 더 지역주민들에게 접근해서 지혜롭게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중환 전 시장은 도청 기획조정실장으로 실무 최고 총괄 지휘를 하게 된다"며 "예산이든 중앙절충이든, 제도나 각종 사업이든 기조실장을 거치지 않으면 결정할 수 없다"며 "신임 시장과 이중환 기조실장의 여건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원 지사는 "서귀포 출신의 도지사가 있을 때 서귀포 발전 계기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직후 취재진을 의식한 원 지사는 "서귀포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며 "(보도 내용에)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발언은 제외시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서귀포시 동지역 마을회장단과의 간담회에 온 일부 참석자 중에선 원지사의 이런 발언이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지역주민과의 현장 대화행정에 집중하고 있는 원 지사로선 발언에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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