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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가 이남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강사를 초대해 18일 오전 10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부모아카데미] 이남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강사 "일상생활서 듣고 말하는게 먼저"

어느 날 외국인 두명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음식의 맛을 본 외국인 1명은 “맛있어요”라고 말했고, 다른 외국인은 “이모, 이거 정말 맛있어요”라고 말했다. 이 상황을 지켜본 한국인은 누가 더 한국말을 더 잘한다고 생각할까.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모라는 단어는 공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단어지만, 위 사례에서 ‘이모’는 사전적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사용됐다. 실생활에서 쓰이는 단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은 ‘학습’이 아니라 많은 한국어를 접하며 스스로 ‘습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학습에 집중돼 습득 과정을 잊은 것은 아닐까. 이남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강사는 자라나는 아이들 적기에 맞춰 영어를 들려주기만 하더라도 훌륭한 영어공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가 18일 오전 10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영어를 넘어 세계 시민을 꿈꾼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 강사는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우리나라 영어 시험 성적은 최상위라고 할 수 없지만, 영어권 국가 원어민 수준으로 해외에서 능통하게 대화하는 자신의 자녀 솔빛이 사례로.

국가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장, 지역아동센터 자람터 영어교육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이 강사는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 부모교육강사, 울산광역시 의정자문위원회 교육분과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톡톡튀는 솔빛이네 영어연수’, ‘부모내공키우기’, ‘솔빛이네엄마표영어연수’, ‘엄마영어방송이들려요’, ‘우리아이영어공부 이게 궁금해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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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가 이남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강사를 초대해 18일 오전 10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강사는 영어를 할 줄 모르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솔빛이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성인이 된 솔빛이는 교환학생으로 네덜란드를 다녀왔고, 미국 대학에서 석사를 마쳤다. 지금은 핀란드에서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준비중이다.

해외에서 공부할 때 솔빛이가 외국인 친구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넌 외국에서 살다왔니”였다. 그만큼 유창한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솔빛이는 네덜란드로 떠나기 전까지도 그 흔한 영어학원 등 사교육 없이 엄마인 이 강사와 함께 영어를 공부했을 뿐이다.

이 강사는 솔빛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자 영어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들려준 수준이다. 솔빛이가 집중해서 듣지 않았지만, 들리게 했다.

통상적으로 전 세계 어떤 나라 아이라도 언어를 듣고, 말하고, 읽고, 쓰기 시작한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 “엄마·아빠 해봐”라고, “배고프지”라고, “밥 먹자”라고 어른들이 말한다. 아이는 알아 듣지 못한다. 그러다가 생후 10개월이 넘어가면 아이가 “엄마” “아빠” 말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말이 늘어 글을 읽기 시작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쯤 글을 쓴다.

영어권 국가 아이들도 7살이 될 때쯤에야 영어 작문을 시작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너무 다급하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이 강사의 근본적인 물음이다.

일상생활에서 영어에 노출돼 ‘습득’을 한 뒤 학습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강사는 솔빛이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영어를 들려줬고, 3년 정도가 지나서야 솔빛이가 영어 만화나 노래 등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제도 있었다. 솔빛이가 중학교에 진학해 영어 시험을 봤지만, 성적이 좋지 못했다. 관계대명사 등 영어 문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강사와 솔빛이는 이 사태(?)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눴다. 그러고는 결과를 내놨다. 학교 영어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공부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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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가 이남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강사를 초대해 18일 오전 10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영어 문법 등 학습만 하면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해온대로 재밌게 영어를 공부하면 더 도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핀란드는 모국어와 함께 영어도 잘하기로 소문났다. 당초 핀란드는 학생들에게 문법 중심의 영어 수업을 진행하다 '영어는 언어'라는 인식과 함께 영어 관련 시험을 사실상 폐지했다. 모든 영어 수업은 그저 듣고, 말하기로 진행됐다. 고등학생 때도 문법 공부가 아니라 영어로 학생들끼리 토론한다.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강사는 “미국인이 우리나라 영어 학원에 등록했는데, 레벨테스트 결과 성적이 좋지 않아 초급반에 입문했다. 참 이상하다. 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시험중심, 문법중심이다. 영어권 국가 원어민들도 모르는 내용이 시험 문제로 출제된다. 그런 영어를 공부하기보다는 실생활에 쓰일 수 있는 영어가 더 중요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솔빛이는 영어 사교육은 물론 해외에도 나가본 적이 없지만, 미국드라마를 자막도 없이 보면서 모든 내용을 이해하게 됐다. 실제 원어민들과도 불편함 없이 대화를 한다. 솔빛이는 영어 시험 성적이 좋은 사람보다는 영어를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다고 아주 어린 아이에게 영어를 들려주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쯤인 초등학교 3학년 정도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우리나라 말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영어도 빨리 습득한다. 영어는 언어다. 일상생활 속에서 습득이 있어야 학습이 가능하다. 지금 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그저 학습 또 학습”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영어를 들려주는 것도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를 들려줘야 한다. 좋아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듣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 내용으로 들려주다 보면 어느새 알아듣기 시작하고, 집중하기 시작하더라. 정말 경험이다. 또 부모들도 영어를 자녀에게 교육하는 목적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 강사는 "나의 교육방식은 제주도교육청이 지원하는 '들엄시민' 영어 교육과 거의 흡사하다. 많은 부모들이 들엄시민을 경험했으면 한다"고 권했다. 

도교육청이 지원하는 들엄시민은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다. 영어 사교육을 떠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영어를 지속적으로 듣다보면 영어 실력이 늘기 시작한다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제주어인 들엄시민은 표준어로 '듣다보면'이란 뜻이다. 

'2017 부모아카데미' 모든 강좌는 무료이며,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www.jejusori.net ) 소리TV에서 생중계된다.

바쁜 일정으로 강연장을 찾지 못한 부모는 소리TV를 비롯해 제주도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 http://hakbumo.jje.go.kr )에서도 ‘다시보기’할 수 있다.

다음 강연은 오는 31일(목) 오전 10시 제주시 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사는 최수일 수학교육전문가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와 수학교육연구소 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최 전문가는 홍익대와 인하대에서 대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던 수학교육과 겸임교수였다. 그는 ‘자기주도 수학 개념 학습법’을 주제로 부모아카데미 강단에 설 예정이다.

문의 = 부모아카데미 사무국(제주의소리) 064-711-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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