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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나다 순으로 위 왼쪽부터 강성하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창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철수 전산통계학과 교수.
아래 왼쪽부터 송석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남호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이효연 분자생명공학전공 교수.
'4년만의 직선제' 제주대 총장 선거 80여일 앞으로...자천타천 6명의 입장은? 

4년만에 직선제로 회귀한 제주대학교 총장 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총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 허향진 총장이 3선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될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주목된다.

직선제로 치러진 제주대 총장 선거는 언제나 뜨거웠다. 이전 마지막 직선제인 2009년 제8대 총장 선거에는 총 6명(재선거 포함)의 후보가 출마했다.

당시 1위 후보를 교육과학기술부가 임용을 거부하면서 재선거가 치러졌다. 재선거에는 허 총장 등 2명이 출마했다. 

간선제로 바뀐 2013년 선거도 치열했다.

허 총장이 연임에 도전한 가운데, 고영철·김두철·김종훈·양영철 교수 등 총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결국 허 총장은 총장추천위원회 투표에서 위원 48명 중 26표를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4년만에 직선제로 바뀐 10대 총장 선거는 잠정적으로 11월23일로 결정됐다. 정확한 일정은 오는 9월5일 제주대와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협의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미 많은 교수들이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제주의소리>가 당사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의향을 타진했다. 그 결과 출마 의향이 있거나 출마를 고심중인 교수만 6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후보군은 강성하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창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철수 전산통계학과 교수, 송석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남호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이효연 분자생명공학전공 교수(가나다 순) 등이다.

이들 중 이효연 교수를 제외한 5명이 제주 출신, 이중 3명은 제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 제일고 출신 강성하·송석언·이남호 교수...'동문 내 경쟁'도 치열

역대 제주대 총장들은 대부분 제일고 또는 오현고 출신이었다. 그만큼 이들 학교 출신 교수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결집력도 강했다.  

강성하 교수는 제주시 일도동에서 자라 일도초등학교, 중앙중학교, 제일고,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제주대학교병원장을 역임한 강 교수는 어느 단과대 못지않은 의전원의 세(勢)에 은근히 기대를 걸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전원 소속 교직원은 교수(기금·조·부교수 포함)와 조교(연구조교 포함)를 포함해 200명이 넘는다. 이중 총장 선거권을 가진 교직원만 100명을 웃돌 전망이다.

강 교수는 <제주의소리>와 전화 통화에서 “6년간 제주대병원장으로 병원을 경영한 경험이 있다. 병원은 정말 복잡한 조직이다. 복잡한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것 자체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총장은 어려운 대학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소통을 중시해 많은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일줄 안다고 생각한다. 제주대 미래를 위해 열린 마음을 갖고 대학다운 대학, 제주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서귀포시 송산동 출신의 송석언 교수는 서귀포초등학교, 서귀포중학교, 제일고, 중앙대학교를 나왔다.

송 교수는 교수회장을 역임했을 만큼 교수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또 초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지냈다.

송 교수는 “제주대 로스쿨이 빨리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직접 정치인들을 만나 로스쿨 건물 신축 예산을 따온 경험이 있다. 또 학생들과 동고동락했고, 변호사 시험에 응시한 제주대 로스쿨 1기 학생 90% 이상이 합격했다. 합격률이 당시 거점국립대 중 1위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보다 나은 제주대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눈여겨 본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행정 경험을 가진 차기 총장이 의지를 갖고,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남호 교수는 제주시 한림읍 출신으로 귀덕초등학교, 한림중학교, 제일고, 연세대학교를 나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자연과학대학장, 산학협력단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공모를 통해 지역 미래핵심산업 분야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는 산학융합원(산학융합지구) 유치를 주도했다. 초대 산학융합원장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산학협력단장이나 자연대학장 등을 맡으면서 행정을 경험했다. 교육·연구 분야 뿐만 아니라 행정적 경험을 살려 여러 가지 정책으로 제주대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제주대가 진행한 정책 상당수가 인문사회적 관점에서 추진된 것 같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앞으로는)이공계적 관점에서도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어떤 정책이 제주대에 필요한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서귀포 지역 고교·타지역 출신 김철수·이효연 교수...'두터운 벽' 깰까

제일고·오현고 출신 교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제주대 총장 자리를 이번에는 다른 학교·지역 출신 교수가 차지할 수 있을까. 이 두터운 벽을 누가 깰지는 제주대 총장 선거가 치러질 때 마다 관심사였다.

김철수 교수는 서귀포시 법환동 출신으로 법환초등학교, 남주중학교, 남주고등학교를 졸업한 서귀포 토박이다.

제주대 출신으로 교수회장을 역임했다. 제주대를 졸업한 김 교수는 연세대학교 이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교수는 “누구보다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평한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위기에 빠졌다. 위기의식 속에서 제주대를 대학답게 만들고 싶다. 총장이라는 직책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위기는 곧 기회다. 차기 총장은 스스로 희생할 줄 알고, 남을 섬길 줄 알아야 한다. 나는 희생과 섬김을 아는 사람”이라며 “당당한 제주대를 위해선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 1만명이 넘는 제주대 학생들의 미래 삶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충북 출신의 이효연 교수는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서울 등 전국 각지 학교를 다녔다.

제주대는 그동안 총장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편가르기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이 교수는 제주 출신이 아닌 게 약점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강점이라는 평도 있다. 어느 누구와도 쉽게 소통·협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 교수는 “제주대와 교대가 통·폐합할 때, 로스쿨이 생길 때 등 기획처장을 역임하며 굵직한 제주대 현안을 해결했다. 다양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경험을 갖췄다. 총장은 연구 능력 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경험도 가져야 한다. 난 연구와 행정의 균형을 갖춘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다만, 아직 공식 선거기간이 아니어서 출마 여부를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제주대가 나아갈 방향과 필요한 점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오현고 출신 김창군 교수...누구든 과반 얻어야 '합종연횡 대비 전략' 관건 

제주시 이도동 출신의 김창군 교수는 남초등학교, 오현중학교, 오현고등학교, 고려대학교를 졸업했다.

김 교수는 로스쿨 2대 원장 재임 당시 학생들의 변호사 합격률 93.6%를 달성해 전국 대학 8위, 거점국립대학 1위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김 교수는 "제주대 로스쿨 인가 당시 다른 지역 대학에서 '우리가 제주대보다 나은데 로스쿨을 인가해달라'는 취지의 항의가 있었다. 로스쿨 원장으로서 이런 비판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고, 높은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만들어냈다. 이젠 다른 대학 로스쿨 원장이 연락와서 '비결을 알려달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몇몇에 의해 대학 정책이 진행된다는 비판이 있다. 차기 총장은 능력이 출중한 교수들을 발굴해 대학 정책에 의견을 반영하게 해야 한다. 나는 경청할 줄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교수 중 누구라도 총장이 되려면 과반을 얻어야 한다.

총장 선거가 1차 투표에서 끝날지 3차 투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3차 투표까지 진행된다면 1, 2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의 지지표를 누가 얻느냐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합종연횡'에 대비한 전략까지 세워둬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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