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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과 다른 지점에서 제주하수처리장 하수가 배출되는 모습을 목격한 해녀들이 제주도청을 항의방문했다.
[2보]
제주시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배출되는 모습을 목격한 해녀들이 분개하고 있다. 해녀들은 제주도의원 전원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12일 오전 11시쯤 검정색 잠수복을 입은 제주시 도두어촌계 도두해녀회(회장 양순옥) 소속 해녀 20여명이 제주도청을 항의 방문했다. 

양 회장 등 해녀 27명은 이날 오전 물질을 하기 위해 바다로 나섰고, 제주처리장에서 시커먼 하수가 바다로 쏟아져 나왔다고 증언했다.

또 해녀들은 “이전에 하수가 배출되던 곳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하수가 배출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하수처리장 측이 하수 배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해녀들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원 지사는 재외제주도민경제인연합회 출범식 일정으로 서울 출장을 떠난 상태였다.

급히 도청에 도착한 강창석 상하수도본부장은 해녀들과 함께 하수 배출 현장으로 이동할 것을 제안했지만, 해녀들이 거부했다.

해녀들은 강 본부장에게 하수 배출로 인한 어업인들의 피해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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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다른 지점에서 제주하수처리장 하수가 배출되는 모습을 목격한 해녀들이 제주도청을 항의방문했다.

강 본부장은 “제주처리장 현대화 등 용역 결과가 나왔고,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상하수도본부 차원에서 도두어촌계 관계자 등과 만남 일정을 잡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해도 너무하다. 하수를 배출할 때마다 ‘비가 많이 왔다’, ‘하수가 넘친다’, ‘오늘은 실수’라고 핑계만 대고 있다. 오늘은 이전과 다른 곳에서 하수가 배출됐다. X물이 나오는 모습을 바다 속에서 직접 봐야 해녀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며 제주도의원 전원과의 하수처리장 방문을 요구했다.

이후 해녀들은 제주도의회로 이동해 도의원들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제주도의회에서는 제354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리고 있었다.

해녀들은 예결위가 진행되는 대회의장으로 가겠다고 했지만, 부태진 도두동장이 “도민의방에서 잠깐 기다리면 도의원들이 회의 끝나고 (도민의방으로)오게 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해녀들은 “(회의가 끝난 뒤 도의원이 온다는 )부 동장 말을 믿겠다”며 도민의방으로 이동했고, 낮 12시 50분께 예결위 오전 회의를 마친 김동욱 의원(바른정당, 외도·이호·도두동)과 함께 현장으로 이동했다.

<제주의소리>는 지난해 8월 하수처리 대란 3차례 기획보도[△악취로 몸살 앓는 제주 하수처리장, 미션은 ‘미생물을 살려내라’ '기준치 5배' 바다로 '콸콸'...제주도가 과태료 부과-납부 '촌극' 제주인구 급증에 증설도 미봉책, 신설은 민원 직면...앞으로 더 문제]를 통해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상습적으로 바다로 배출되는 실태를 고발했다. 

제주도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 4000억원을 투입해 제주하수처리장 시설 현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상하수도본부가 발주한 제주하수처리장 '민간투자타당성 조사용역' 결과도 거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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