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태풍에 버금가는 폭우와 강풍이 제주를 덮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을 빚으면서 귀성객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는 어제(1일) 오후부터 제주도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30분 제주 동부와 남부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이후 바람이 강해지면서 오후 4시에는 산간과 서부, 북부지역에 강풍주의보까지 발효했다. 이후 빗줄기가 강해지면서 오늘(2일) 새벽 제주도 전역에 호우경보를 대치 발효했다.
어제부터 오늘 오전 8시30분까지 한라산 삼각봉에는 377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올 여름 물난리를 수차례 겪은 표선에도 299.5mm의 폭우가 내렸다.
남원읍 신례리는 304.5mm, 태풍센터 313.0mm, 성산 274.2mm 등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빗방울이 강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6시41분 제주시 조천읍과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의 주택이 침수되는 등 주택과 상가, 과수원 등 10여 곳에서 침수 신고가 잇따랐다.
오전 6시49분에는 표선면 하천리에서 차량이 물에 잠기고 오전 3시46분 구좌읍 한동초등학교 앞 도로는 빗물이 빠지지 않아 한동안 침수되기도 했다.
바람도 강했다. 제주는 순간최대풍속 21.0m/s의 강풍이 몰아치면서 1일부터 항공기가 결항되고 공사장 펜스가 무너지는 등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1일 제주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중 5편이 결항하고 111편이 지연 운항했다. 제주에 도착하는 96편도 지연 운항하고 11편은 회항하면서 귀성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해상에서도 최대 4m 높이의 파도가 치면서 1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이 무더기 결항했다.
오늘 오전 8시30분 제주~완도 퀸스타2호는 결항됐지만 나머지 여객선은 정상 운항되고 있다. 항공기도 바람이 잦아지면서 오늘부터 대부분 정상 운항에 나서고 있다.
기상청은 빗줄기와 바람이 약해지자 오늘 오전 8시30분 제주도 전역에 내려진 호우경보를 모두 해제했다. 제주도 앞바다에 내려진 풍랑특보도 해제했다.
현재 내리는 비는 오늘 낮에 대부분 그치고 내일(3일)은 중국북부에서 확장하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 많겠다.
추석 당일인 모레(4일)는 남쪽을 지나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대체로 흐리겠다. 북부와 동부 산간에는 오전에 약하게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보름달 관찰도 힘들 전망이다.
추석 이후인 5일부터는 다시 비가 내리고 해상에는 물결이 점차 높아지겠다. 풍랑특보 가능성도 있으니 바닷길을 이용하는 귀경객들은 운항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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