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자본 증진 위한 시민참여교육 플렛폼'...김봉현 전 호주 대사 강연 

‘글로벌 에티켓’이 제주,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사회적자본 증진을 위한 열쇠로 제시됐다.

제주국제협의회(회장 강태선), 제주패스(대표 윤형준), 더제주(대표 양길현), <제주의소리>가 공동주최하는 ‘제주 사회적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 플랫폼’ 마지막 강연이 18일 오후 6시 드렁큰홀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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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현 전 호주대사. ⓒ제주의소리
제주 출신인 김봉현 전 호주 대사가 ‘사회적 자본과 글로벌 에티켓’을 주제로 마지막 강연을 맡았다. 

그가 35년 동안 외국에서 지내며 한국이 선진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긴 건 ‘에티켓’. 우리 국민들은 단결과 결집을 잘하는데 갈등과 분노가 자꾸 표출되니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대사는 “‘사회적 자본, 글로벌 에티켓’인데 이것이 잘 정착이 되면 사회적 자본이 풍성하게 되고 덩달아 경제도 잘 되고 국가 경제도 부강해질 수 있다. 경제와 사회적 개념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사는 “유럽과 미국, 선진 사회라고 말하는 곳은 사람들 간에 예의를 잘 지킨다. 우리나라를 가리켜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말을 많이 해왔다. 한국도 예의와 전통이 내려오는데도 동서양이 다른 건 쌀과 밀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중국은 쌀농사를 짓는 토대로부터 문화가 형성돼 왔고, 서양은 밀 생산을 중심으로 문화가 생겨났다. 쌀의 문화는 공동의 노동, 집단의 조화가 중시돼 왔고 서양은 개인적인 권리가 중시되어온 문화의 차이가 있다. 

서양에선 1+1은 반드시 2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예측이 가능하다. 글로 놓고 보면 해석의 여지가 없다. 서양은 보다 합리적인 합리성을 기초로 이뤄진 사회이다. 이것이 근대적인 시민 정신을 형성했다. 

동양에선 1+1이 2가 되기도 하고 3이 되기도 하고 1이 되기도 한다. 해석의 여지를 남겨놓는다. 계약을 할 때도 구두로 대강 합의하고 넘어간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해석의 차이가 생겨서 감정다툼이 생기는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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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사회적자본 증진을 위한 시민참여교육 플랫폼’ 마지막 강연.

김 전 대사는 “모든 사람들이 규칙을 지키면서 생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적인 이익은 고려하지 않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생각한다. 지하철에서 짐가방을 내려놓거나 앞으로 매지 않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공원에 가보면 애완견 배설물 수거에 대한 현수막이 보기가 싫을 정도로 걸려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은 또 한국, 중국과는 다르다. 우리가 일차원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반면 일본은 이차원적이다. 공동으로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데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있다. 한국과 일본만 비교해보면 같은 유교문화여도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붓의 문화이고 일본은 칼의 문화이다. 대외 개방을 일찍 하면서 칼의 문화와 서양의 규범과 계약의 문화를 접목 시켜서 탈바꿈했다. 전주에서 열린 U-20 월드컵 때 라커룸의 모든 물품을 정돈해놓고 나간 외국의 선수단은 일본뿐이었다. 

김 전 대사는 “왜 우리는 이렇게 못할까? 쑥스러워서? 자존심 때문에? 내일이 아니라서? 귀찮아서? 몰라서? 왜 그들은 할까? 잘난 체 하려고? 남들이 알아주기를 기대해서? 그게 아니다. 법 규범 준수는 습관이고 천성이다. 2차적 이익을 중시할 때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문화가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나타난 것과 같은 장점이 있다. 지난해의 촛불 시위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질서를 지키는 덴 약하지만 새로운 걸 생각하고 자유분방하고 창조적인 특징이 있다.

그렇기에 김 전 대사는 한국과 일본의 합성이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도전과 내부 분열이 일어나는 위기 상황에  우리 국민 특유의 창조성과 법 규범을 준수하는 에티켓 발휘가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기초라고 봤다. 

제주와 사회적자본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 처음 시작해 총 6강이 진행됐다. 서영표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희섭 제주도 정보융합담당관, 윤형석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 김혜정 혜정문화재단 이사장, 김봉현 전 호주대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청중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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