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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항)에 미 해군 머스틴함이 정박한 가운데,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미국 이지스 구축함은 제주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는 23일 낮 12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명과 평화가 파괴되고 있다. 군함은 제주에서 물러가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연합해상훈련에 참가했던 미 해군 이지스함 머스틴함(Mustin·DDG-89)이 군수적재와 승선원 휴식을 이유로 22일 오전 10시쯤 제주해군기지에 입항 계류를 마무리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머스틴함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9200t급)으로, 길이 155m, 폭 20m, 최대속력은 32노트에 달한다. 승선원은 350여명이다.

머스틴함은 지난 △3월 미국 스테템함 △6월 미국 듀이함 △6월 캐나다 오타와·위니펙함(동시 입항) △9월 헨슨함 △9월 치프함에 이어 6번째다.

해군기지 반대위와 군사기지 저지 범도민 대책위, 전국대책위는 “안보와 방위라는 이름으로 많은 생명이 살상당하고 있다. 머스틴함의 파괴적인 함포 훈련으로 바다 생물들이 살상된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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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모든 군함의 파괴적이고 무례한 태도에 주목한다. 제주가 미국의 지배적 욕구를 위한 전술·전략 거점으로 쓰이는 가능성을 우려한다. 주한 미 해군 사령부 서치타 중령의 보고서 내용대로 해군기지가 미국의 전략적 거점기지로 사용되는 수순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미 해군 데이비드 J.서치타 중령의 ‘제주 해군기지:동북아의 전략적 함의’ 보고서에는 “첫 기항 뒤로 중국을 자극하지 않은 수준에서 중소형 함정들이 인천에 미 해군 함정들이 기항하는 빈도 만큼 제주해군기지에 기항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바 있다.

해군기지 반대위와 군사기지 저지 범도민 대책위, 전국대책위는 “미국의 궁극적 계획인 핵 항공모함·첨단 구축함 줌월트 등 전략 자산 배치를 은폐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한다. 서치타는 해군 작전 지원을 위해 탐색구조부대 기지 신설 내용도 언급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를 위해 성산 주민들이 2년째 싸우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머스틴함은 당장 물러가라. 모든 군함은 물러가라.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제주해군기지를 폐쇄해야 한다”며 “제주는 미군 전략·전술 거점이 아니라 4.3의 아픔을 극복하는 평화의 섬이다. 또 북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요구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미군사훈련, 다국적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해군은 해양영토 및 자원 확보를 위해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외국 군함이 어떤 목적으로 제주에 정박하는지 밝혀야 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해군기지가 건설 목적에 맞게 운용되는지 감시해 도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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