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성욱 제주시 용담1동 복지환경계

우리를 괴롭혔던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전례없는 열흘간의 길고도 짧았던 황금연휴도 어느새 지나갔다. 국내외 여행객은 사상최대를 기록하였고 우리 고장에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제주도민에게도 더없이 풍성한 추석연휴가 되었다. 

 하지만 그 풍성했던 추석연휴의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는 관광지 내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는 잡쓰레기들과 클린하우스 주변 무분별하게 버려진 생활쓰레기로 깊은 한숨과 함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청정제주라는 이미지 이면에 가려진 또 다른 우리 제주의 모습이 아닐까?

문제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던 중 우연한 기회에 선진 쓰레기 정책으로 유명한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사카이시 클린센터 임해공장 폐기물 처리시설을 견학한 적이 있다. 역시 쓰레기 문제의 해결책이 제주와는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참 많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게 달랐던 점은 시민의 역할과 쓰레기에 대한 의식이었다. 

폐기물 처리시설 관계자들에게 쓰레기 과태료 부과는 하는지에 대해 여쭤보니 시민들이 기본적으로 잘 따라주어 벌금자체를 부과하는 일이 없고 부과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또한 시민들이 재활용쓰레기를 쓰레기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가 다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혀 재활용 쓰레기에 이물질이 묻어있는 경우 깨끗하게 씻고 배출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오사카시에서도 제주와 같이 요일별 배출제를 시행하고 있어 집에 보관되는 쓰레기에 대한 불만은 없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이것 역시 시민들은 해당요일이 되기 전까지는 집에 보관해서 해당 요일에 배출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시민들의 쓰레기에 대한 의식이 우리와는 참 많이 다르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제주는 효율적인 쓰레기 배출을 위하여 2006년도부터 시행한 클린하우스 제도에서부터 요일별 배출제 정착에 이르기까지 오랜시간 정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부단히 노력 해왔다. 이제는 제주도민들도 우리 스스로 풀어야 문제임을 인식하고 있고 행동과 생각이 바뀌어야 해결될 문제임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사람이 일생동안 해왔던 습관을 단번에 바꾸기 힘들 듯 제주도민의 머릿속에 자리잡혀 있는 의식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불가능이라는 뜻의 ‘Impossible’이라는 부정의 단어가 점 하나를 찍는 자그마한 변화로 ‘I’m possible’이라는 긍정과 희망의 말로 새롭게 바뀌는 것처럼 쓰레기에 대한 작은 의식변화로 어느 순간 모두의 변화를 가져오는 기적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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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욱 제주시 용담1동 복지환경계.
이젠 길고 길었던 쓰레기 정책이 우리 제주도민의 쓰레기에 대한 자그마한 의식변화와 함께 멋지게 마침표를 마무리 할 때이다. 후손에게 대대손손 물려줄 청정 제주의 이미지에 더 이상 누가 되지 않게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의식이 깨어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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