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MBC와 KBS 파업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장

2017년 10월 27일, 촛불항쟁 1주년을 맞아 MBC, KBS 정상화와 언론적폐 청산을 위한 도민 문화제가 개최됐다. 눈 내리는 지난 겨울 촛불을 들었던 몸이 추움을 먼저 알아차렸는지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180일간의 촛불항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커다란 한 획을 그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열린 참여였다. 전 세계 어디에도 해내지 못한 일이였기에, 1994년에 처음 제정된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으로부터 올해 인권상 수상을 받기도 했다. 특정 단체나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 수상자로 처음 선정됐다.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 촛불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수자의 인권과 차별 받고 있는 사람들의 부당성을 알리고, 불공정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곳을 찾아서 세상을 향해 관심을 이끌어 낸 기자를 촛불항쟁 1주년 도민문화제에서 만났다. 그의 한 손에는 촛불을, 또 한 손에는 아이 손을 잡고 있는 상태였고, 인사를 하면서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다. 긴 대화를 하지 못했으나 나는 그에게 힘을 내라고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쳤다.

“공정(公正)한 뉴스를 위해 펜과 마이크를 놓았다”는 기자의 울림과 함께 촛불항쟁 내내 가슴을 울리게 한 만남이었다.

방송매체는 전파를 통해 우리에게 소식을 전한다. 전파 안에 공공성이 담보돼야 함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 다양한 내용이 무작위로 방출되고, 송출된 내용을 국민들은 신뢰하기 때문이다. 사회와 국가를 향한 건전한 비판의 보도는 건강한 긴장감을 형성해 주권 국민의 대변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공정한 보도는 국민의 알 권리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 제시를 할 수 있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매우 중요한 초석이다.

그래서 공정(公正)한 방송을 위해 펜과 마이크를 놓았고, 파업이라는 결단으로 감내하고 있는 MBC, KBS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개인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도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데,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더욱 더 큰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 결단을 내린 기자들의 뒷모습을 먼발치에서 보면서 괜히 울컥하면서도 공정방송이란 희망을 보았다.

최근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2008~2017년 왜곡편파보도백서’를 발간했다. 622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훑어보면서 공정한 방송을 위한 시민 모니터링의 무게 중심을 본다. 바쁜 일상을 살며, 다양한 채널에서 송출되는 방송을 모두 볼 수 없으며, 서로 비교 분석하기는 더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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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장.
그러기에 왜곡편파보도를 바로 잡는, 정직한 방송을 위한 깨어있는 시민 조직이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왜곡편파 방송을 감시하고 고발하지 않으면 결국 민주주의는 위협 받는다. 깨어 있는 시민들이 공정방송을 만든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공정방송을 위해 마이크와 펜을 놓고, 투쟁하고 있는 기자들이 더 추워지기 전에 신나게 소식을 전하는 모습을 방송에서 보고 싶다. /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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