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는 관광전문기관으로 설립됐다. 수십 년간 유사 중복된 관광분야 업무가 정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고사하고 세비낭비라는 혹 하나를 더 보탠 결과로 이어지면서 중복 예산낭비라는 숙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더구나 제주관광공사는 통합 관광마케팅이라는 본연의 역할보다 면세점에 치중된 업무와 전문가 부재 등 인적 구성은 도민사회에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한 상황이다.

10년 관광공사 ‘세비 먹는 하마’? 책임 조치는 전무

관광공사의 목적은 제주지역경제 성장과 공익창출로 도민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함이다.

하지만 10년의 관광공사가 도민사회에 안겨준 것은 면세점을 운영하는 공적기관이란 이미지가 크다. 주요 핵심사업인 통합 관광마케팅, 상품 및 자원개발, 관광안내 시스템 등의 사업보다 부대적인 수익사업인 면세점을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비롯해 호텔과 항만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수십억원의 적자만 봤다.

‘세비 먹는 하마’의 공기업이 됐지만 간부 등 관리자의 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조치는 전무하다. 인적조직도 관광현장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거의 없는데다 마치 철밥통이 되고 있다. 개인기업이었으면 전문가 외에는 고용도 안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벌써 신분상 조치가 됐을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관광공사=면세점? 제주사회 공익업무 뒷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김동욱 의원은 제주관광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에서 “관광공사하면 면세점 밖에 안 보이고, 투자·조직 등이 면세점에 편중돼 공익사업은 내팽개친 것처럼 보인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선화 의원도 면세점 올인 정책의 문제 제기와 면세점이 유일한 아이템이 아니며 면세점에만 집중된 투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민사회도 관광공사가 본연의 업무를 내버려 둔건지, 아니면 능력이 부족한 탓인지 관광호텔등급심사 업무, 관광안내소 운영, 국내홍보사무소 운영 등의 공적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공익업무를 회원사 위주로 운영되는 제주도관광협회가 주관하는 것은 공정성 결여와 공신력 실추는 물론 세비로 사익창출에 도움 주는 형태라, 업계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내젓는 실정이다.

비전문가를 왜 관광공사 사장으로 선임했을까?

관광공사 사장 공모를 몇 차례 진행했지만 사람들은 학계, 공무원 퇴직자 이외에는 잘 하려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비전문가의 사장 취임이 공무원 퇴직자들의 자리로 지속되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제 취임한 사장에게 뭐라 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관광공사가 면세점 기업이란 이미지 탈바꿈을 어찌할 것인지, 제주관광의 실태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얼마만큼 갖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향후의 경영을 지켜볼 것이다.

2018년을 글로벌 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직, 인사, 재무 부분의 혁신 약속을 잘 이행하길 바랄 뿐이다.

JDC는 16억 제주사회 공익사업에 지원…관광공사는 인건비 20억 세비로 충당

관광공사는 작년 시내면세점 오픈과 인력 44명 채용 등 319억원을 투자했지만 면세점 적자가 누적되면서 인건비 20억원을 세비로 지원해야 하는 사태까지 왔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이와는 반대로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제주시티투어 사업 육성책 일환으로 버스구입비 6억원을 지원했다고 최근 언론에 보도됐다. JDC는 또 제주지역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10개 마을에 10억원을 지원하는 등 제주사회의 공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제주사회 공익창출의 책임과 의무가 있는 관광공사가 공익사업은 뒷전으로 미루는 듯하다.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왜 존립하는지를 묻고 싶다.

2018 평창올림픽의 동남아 무비자 대응과 관광공사 본래 기능 수행돼야

관광공사는 경영이념인 관광산업 육성, 지역경제 발전, 주민복리 증진 등의 공익사업에 진력해야한다.

특히 관광공사가 내건 ‘관광으로 모두가 행복한 도민의 공기업’이란 비전을 성취해 공적기관으로서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전문기관의 기능을 정립해야 한다.

또 2018년 평창올림픽에 맞춘 동남아 국가 무비자 등에 따른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관광공사는 본래의 법적 업무인 통합마케팅과 질적 성장의 사업추진에 팔을 걷어붙여 사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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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인택.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질적 성장의 원년의 해로 삼겠다고 외친지도 수년이 지났다. 구호에 그치지만 말고 제주관광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기반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야 될 시점이다.

더불어 관광공사가 핵심 사업의 공익업무 추진으로 제주관광 발전에 진력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당국의 진정성 있는 정책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 /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사무처장 양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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