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7대경관기념사업회 11일 성산일출봉서 선정 6주년 기념식...선거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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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도정 3년 6개월 동안 '금기'시 해오던 7대자연경관 기념식에 공식 참가한다. 

대국민 사기극 논란에 혈세 200억원이 투입된 세계7대자연경관이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됐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원희룡 제주지사는 11일 오후 1시 성산일출봉에서 열리는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6주년 기념식은 2011년 우근민 도정 당시 김부일 전 환경부지사가 이끄는 (사)세계7대자연경관제주보전사업회가 단독 주최하는 행사다.

세계7대자연경관은 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 재단이 2010년부터 추진한 이벤트로 제주도가 후보에 올라 온라인 투표를 거쳐 2011년 11월11일 세계7대자연경관으로 선정됐다.

실체가 불분명한 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 재단의 국제이벤트 행사에 제주도는 행정전화비 211억원(KT감면액 41억원 포함), 사업예산 32억5000만원, 투표기탁금 56억7000만원 등 모두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당시 공무원들은 실적 보고를 위해 매일매일 반 강제적으로 수십통씩 전화를 했고, 공식 행사 전에 모두 휴대폰을 꺼내 투표까지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였다.

공식 예산만 200억원이고, 민간과 공무원 등에서 휴대폰을 사용한 투표 비용을 합치면 3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평가다.

7대경관 선정 이후  KT노조는 KT가 해외전화망이 아님에도 국제전화 요금을 받았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뉴세븐원더스재단은 스위스에서도 존재를 모르는 정체불명의 단체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원희룡 지사는 취임한 후 단 한번도 세계7대자연경관에 대해 언급한 바 없다. 제주도 역시 원 지사 취임 이후 7대경관에 대한 홍보를 하지 않았다. 

또한 도청 내외부를 장식했던 7대경관 홍보 광고판도 차근차근 없앴고, 남은 곳은 단 1곳 뿐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7대경관에 대한 '금기'는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사)세계8대자연경관제주보전사업회가 지난해 11월10일과 11일 양일 간 선정 5주년 기념행사를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대대적으로 치렀다.

원 지사는 공식 기념행사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정운찬 전 총리, 정병국 전 문체부장관이 참석하는 세미나에 참석했었다.

원 지사는 당시 "5년 전 제주가 세계7대자연경관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범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주신 정운찬 전 총리, 제주의 청정자연 보전과 활용에 많은 관심과 조언을 보내준 정병국 의원을 비롯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환경브랜드 활용, 환경보전과 활용 방안에 대한 경험이 공유되고,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의례적인 발언만 했다.

6주년 행사는 기념사업회 단독 행사로 관광공사도 참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 지사는 참석해 선정 6주년 축사를 하게 된다.

완전히 7대경관 금기를 원 지사가 대내외적으로 푼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의회도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 을)이 매해 11월11일을 '세계7대자연경관의 날'로 지정하고 각종 기념사업에 재정지원을 골자로 한 ‘제주도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활용 조례'를 추진해 논란을 산 바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와 의회가 7대경관을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밝혀진 세계7대자연경관에 제주도와 의회가 다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것 같은데 오히려 역풍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7대자연경관 기념행사에 제주도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다"며 "민간 기념사업회에서 제주지사를 초청했기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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