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김경학 의원, 내년도 예산 구성비율 '쏠림현상'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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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경학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내년도 예산을 편성함에 있어 1차산업 관련 예산을 대폭 확충했다고 호언했지만, 정작 예산 구성비율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구좌읍)은 20일 열린 제356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원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의 복지와 1차산업 등 예산 배분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원희룡 지사의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여러 현안에 대해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잘 해왔던 것처럼만 들려 적잖이 아쉬웠다"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시정연설 자료에는 1차산업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11% 증가한 5431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는데, 단순 자료만 보면 전년대비 예산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구성비는 오히려 떨어졌다"고 혹평했다.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 총액이 올해에 비해 13%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1차산업 예산은 줄어들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1차산업 예산 구성비는 해마다 떨어져 내년에는 10.8%에 불과하다. 머지않아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며 "1차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실질적인 예산 배분은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원 지사는 "예산 구성비를 지적할 수 있지만, 내년도 예산은 환경이나 교통 등 제주의 기반시설과 교통에 집중돼 있다. 목에 가시가 걸려 있는데, 이걸 빼내야 다른 모든 부분의 건강과 성장이 담보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투자하다보니 일시적으로 교육·환경 등의 예산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예산은 없겠지만, 1차산업 예산만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말하지 않는다. 농어촌 소득이 줄고, 농가부채는 증가하는 현실인데 1차산업 예산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성비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경제가 성장하면 그에 대한 열매도 골고루 배분돼야 하지 않나. 1차 산업 지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계속 떠들면서도 예산은 감소한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원 지사는 "농업 분야에서 국비를 제외하고 제주도의 자체 사업비에 의한 예산은 올해에 비해 37.5% 증액했다. 영세 농업인 등 어려움에 처한 분들의 지원을 적극 확대했다"고 설명했지만, 김 의원은 "부분적인 사례일 뿐, 그게 전체 예산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역대 최초로 1조원을 넘긴 복지 예산도 '시설비'에 쏠려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김 의원은 "1조원에 이르는 복지예산 시대가 됐는데, 안타까운 것은 복지예산의 상당수가 시설비 민간자본에 국한됐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발달장애종합복지관 신축 예산, 고독사 예방사업, 보육교사 장기 근속수당 등 진전이 있기도 했지만, 여전히 시설비에 많은 비중이 들어 있어서 일회성으로 그칠 것 아닌가, 올해가 지나면 20% 예산을 유지하기 어렵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원 지사는 "시설비 위주의 예산은 그동안 쌓여있던 수요에 일차적으로 부응하는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어떤 복지항목을 늘려갈지는 종합적으로 연구중에 있다. 이후 순차적으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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