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문광위, 해원상생굿 예산 2억5000만원 전액 삭감...4.3 유족 반발
특히 도의회 문광위는 공기관대행 사업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확인조차 않고 해원상생굿 예산을 삭감해 4.3유족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문광위는 3일 문화체육대외협력국, 관광국, 세계유산본부, 도립미술관 등 소관 부서 예산 3182억4140만원에 대한 계수조정을 마쳤다.
문화체육대외협력국 23억1000만원, 관광국 16억원, 세계유산본부 15억5000만원, 도립미술관 6억8500만원 등 총 61억4500만원을 삭감했다.
문광위는 이 중 공기관대행사업으로 진행하는 '탐라문화유산 발굴 및 복원사업' 6억5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전액 삭감 이유로 문광위는 "용역성 사업으로 예산과목 변경 등을 위해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탐라문화유산 발굴 및 복원사업은 제주문화의 정체성, 고유성을 지키고 가꿔 다음 세대로 전승하고, 탐라시기부터 이어져 온 해양문화, 섬문화, 목축문화, 민간신앙 등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유산을 사라지기 전에 발굴·복원·보존하기 위해 편성된 예산이다.
사업내용으로는 △영등환영제 복원사업 △송당리 마을제 복원사업 △제주도 전통공예 전수조사 및 발굴 복원사업 △제주 지역별 돌담 및 쌓기 장인 전수조사사업 △제주문화재 재료 전수조사 및 발굴·복원사업 등이 있다.
문제는 여기에 '4.3 70주년 해원상생굿' 예산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4.3 70주년 해원상생굿은 총 2억5000만원의 예산으로 내년 4월10일 초감제를 시작으로 16일까지 제주전역을 돌며 해원상생굿을 진행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문광위는 문화예술재단에 대해 공기관대행사업이 많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4.3 70주년 예산을 다른 곳은 삭감한 게 없다"며 "문광위원들이 제대로 예산을 들여다 보지 않고 삭감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4.3유족 관계자도 "4.3 70주년을 맞아 마지막으로 고령의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한 해원상생굿을 할 수 있는 기회인데 한꺼번에 삭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예결위에서 다시 예산을 살려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광위는 4.3 해원상생굿 등 삭감한 예산으로 본예산에 아예 편성되지도 않았던 △친환경 천연염색 제주갈옷 패션쇼'(3000만원) △제32회 일본 북해도지사배 골프파크 국제대회 참가(3100만원) △국제사이클링 페스티벌(8000만원) 등에 61억4500만원을 증액했다.
이승록 기자
leerevo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