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6개월 앞두고 팬 미팅서 '스킨십'...난개발-중국자본 제동, 대중교통 개편 치적으로 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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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지사가 9일 자신의 팬클럽 '프렌즈 원'과 미팅을 가졌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자신의 팬클럽 '프렌즈 원(Friends Won)' 출범식에 참석, 사실상 재선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원희룡 지사 팬클럽 '프렌즈 원'은 9일 오후 3시 제주상의 5층 국제회의장에서 원 지사와 팬미팅을 가졌다. 

이날 팬미팅에는 220여명이 참석했다.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원 지사의 친구'들이란 뜻의 프렌즈 원은 '원희룡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며, 정치인 팬클럽'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붉은색 계통의 스웨터를 입은 원 지사가 이날 모임에 등장하자 일부 회원들은 '원희룡'을 연호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약 50분간 지난 3년 6개월의 도정운영을 회고하면서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정책들을 소개했다.

먼저 난개발 방지와 중국자본 제동, 농지 전수조사, 쓰레기 요일별 분리배출, 마지막으로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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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지사가 9일 자신의 팬클럽 '프렌즈 원'과 미팅을 가졌다.
원 지사는 "3년 6개월 전에 저는 고향을 떠난 지 34년만에 제주도라는 어머니의 부름을 받고 제주도지사에 출마해다"며 "도민들도 저에 대한 기대가 컸을 것이다. 어떤 분들은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크다는 분도 있고, 어떤 분들은 제주도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힘들어도 무한한 애정과 도민에 대한 믿음을 갖고 변화와 개혁을 해달라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라는 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비판하고 공격하는 분들도 있다"며 "칭찬과 환영도 있지만 욕을 먹는 일도 많다"고 자평했다.

원 지사는 "취임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난개발을 막아내는 일이었다. 제주가 좋다는 분들의 공통점은 제주의 자연이 좋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며 "취임 이후 난개발 현장을 둘러보고는 조금 숨을 고르더라도 난개발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한달만에 개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인에게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영주권도 제한했다. (중국 녹지그룹이 추진하는)드림타워도 56층에서 중국 가서 담판을 통해 38층으로 낮췄다"며 "제가 도지사에 취임해서 중국인에게 땅을 팔고, 난개발 허가를 내줬다고 하는데 전임 도정에서 이미 허가가 난 것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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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지사에 대한 팬 들의 응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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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지사가 9일 자신의 팬클럽 '프렌즈 원'과 미팅을 가졌다.
또 원 지사는 농지에 대한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이 소유한 농지에 대해 전수조사를 거쳐 환수조치를 밟고 있다"며 "환수조치한 농지는 진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쓰레기, 하수, 상수도, 도로, 교통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낙후되거나 포화된 것은 어려운 점으로 지목했다. 

원 지사는 "도시기본계획에는 2025년 인구 목표가 65만명이었는데 이미 2015년에 65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67만명을 넘어섰다. 매년 1만명 이상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인구 증가로 쓰레기, 상하수도, 자동차, 주차, 교통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원 지사는 "사회간접자본시설 부족이 제가 도지사로 돼 있으니 제 책임이 맞다"면서도 "급격한 성장통으로 인해 제주도가 사회간접자본시설을 확충해야 하지만 동반해서 시민들이 의식을 갖고 협조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시행과정에서 혼란이 있었지만 불편해도 분리배출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배출시간을 앞당기고, 배출 쓰레기도 2가지로 단순하게 하고, 준광역클린하우스도 2020년까지 200개 이상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선거를 앞두고 인기가 떨어지는 정책이지만 반드시 해야 될 정책이었다고 강변했다.

원 지사는 "내년 선거도 있는 데 왜 지금하느냐. 잘해야 본전이고, 욕을 먹는다고 주변에서 만류하기도 했다"며 "차고지 증명제도 선거 때문에 2번이나 미뤘는데 결국 자동차가 매년 2만대 늘어나게 됐다. 약간의 반발 때문에 선거 이후로 미뤘다. 결국 폭탄 돌리기처럼 미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자신은 선거에 연연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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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미팅에 참석한 원희룡 지사(오른쪽)가 한 남성팬과 팔씨름을 하고 있다. 
그는 "교통체제개편 이후 3개월 동안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급행버스 요금을 3000원으로 인하하고 중앙로 노선을 늘릴 계획"이라며 "중앙차로제 역시 초반에는 불만이 많았지만 점점 버스가 빨라진다는 긍정적인 시그널도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중교통 개편 이후 계획에 대해 원 지사는 "렌터카 총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현재 3만6000대의 렌터카를 줄일 수 있도록 권한 이양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차문제와 이면도로 일방통행, 차고지증명제 등을 통해 차량 증가를 최대한 억제시키는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거듭 "왜 선거를 앞두고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해서 지지율을 떨어뜨리느냐는 분들도 있다"며 "선거도 중요하지만 저는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과의 싸움인데 저는 제주도민을 믿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팬 미팅에서 원 지사는 직접 팔씨름을 하거나 각종 게임과 퀴즈, 사진을 함께 찍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섰다. 

이날 팬클럽 미팅에서는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의식한 듯 정치적 발언이나 정치인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선 원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해 팬 미팅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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