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동반 성장하는 강소기업들] ③ (주)플렉싱크...빅데이터로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
 
흔히 제주의 기업 환경을 ‘황무지’에 비유한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제주도의 특성에 기인한다. 그러나 향토자산에 기반을 둔 융·복합 산업, 지역산업과 연관관계가 높은 산업 등 제주경제의 총량을 키우는 내실 있는 기업들이 속속 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제주 향토기업뿐만 아니라 제주로 본사나 공장을 이전한 범 제주기업 등 아직은 충분치 않지만 제주에서 강소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이들에 대한 각종 육성정책과 지원도 한 몫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의소리>가 제주와 함께 동반 성장 중인 기업들을 송년기획으로 차례로 소개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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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방송통신융합 사업으로 시작해 스마트 웰니스와 에너지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주)플렉싱크의 송재훈 대표.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It’s better to be a pirate than to join the Navy.”
(해군이 되는 것보다 해적이 되는 것이 낫다)
 
원칙을 중요시하기 보다 창조성이나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를 갖으라며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자주 외치던 말이다.
 
해적 정신은 현재 애플의 대표적 기업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사내에도 해적의 깃발을 걸었다는 내용은 IT업계에서 이미 유명한 일화다.
 
제주에서도 해적 정신으로 4차산업에 대비하며 묵묵히 도전에 나서는 강소기업이 있다. 사무실 입구에는 해적 그림과 함께 ‘열심히 일하자 그리고 먹고 마셔라’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그 주인공은 올해로 창립 7주년을 맞는 (주)플렉싱크(대표 송재훈)다. 
 
플렉싱크(Flexink)는 Flexible(유연한)과 Think(생각)의 합성어로 유연한 사고를 통해 고객에게 행복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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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렉싱크 사무실 앞에는 해적 그림이 걸려있다. 송재훈 플렉싱크 대표는 직원들에게 해적처럼 모험과 도전정신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송 대표는 국내 최대 자동차 그룹의 네비게이션 개발업체에서 문을 박차고 나와 2010년 5월 제주시청 인근에 ‘두드림’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당시 직원은 4명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기업으로 출발해 방송통신융합에 집중했다. 택시용 블랙박스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스마트폰 전용 스마트 마이스(smart mice) 프로그램도 자체 제작했다.
 
2007년 6월 애플의 야심작인 아이폰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디지털 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방송과 통신기술을 묶어 디지털에 초점을 맞췄지만 변화 폭은 생각보다 컸다.
 
송 대표는 2011년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를 론칭하고 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마저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뒤처지면서 2013년까지 힘든 시기가 이어졌다.
 
“기업의 특성상 변화를 준비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야 하지만 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어요. 직원은 10명으로 늘었는데 월급 주기 조차 힘들었죠. 결국 은행 대출까지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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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재훈 플렉싱크 대표(오른쪽)와 직원이 강정마을에 설치한 스마트그리드 장비를 통해 해당 가옥의 전기 생산과 사용량 등을 확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분위기 반전을 위해 생각의 전환을 택했다.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우선 늘렸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회식도 자주 가졌다. 직책을 없애고 직원들끼리 호칭을 '00님'으로 통일했다.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타파하기 위해 ‘아고라’ 시스템도 만들었다. 중요한 의사결정 사안이 있으면 아고라에 정식 안건으로 올려 직원들과 토론해 가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사장이 돼 보니 어느 순간 직원들에게 강압적인 저를 보게 됐어요. 이건 아니다 싶었죠. 욕심을 줄이고 플렉싱크의 시즌2를 계획했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만들어냈죠”
 
2014년 셀프케어 관광객을 위한 스마트 웰니스(Wellness) 서비스를 개발했다. 2015년에는 나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선보여 스마트그리드 관련 사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사업이 늘면서 직원들도 불어났다. 설립 초기 4명이던 직원은 현재 20여명으로 늘었다. 이중 절반이 제주 출신이다. 매출도 연간 15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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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렉싱크 사무실 앞에는 해적 관련 그림과 문구들이 시선을 끈다. 송재훈 플렉싱크 대표는 직원들에게 해적처럼 모험과 도전정신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올해는 해외로 눈을 돌려 DNA 검사 킷을 활용한 제주연계 관광상품을 개발중이다. 스마트 POD(Publish On Demand) 서비스를 동남아 현지에 론칭 하기도 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주테크노파크의 마케팅 지원 사업 등이 있었다. 최근에는 다음카카오와 빅데이터 관리를 위한 공동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중국 말고도 동남아로 시야를 넓히면 충분히 시장을 확장시킬 수 있어요. 제주에서도 다양한 지원사업이 있지만 4차산업에 대비한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플렉싱크 역시 설립 초기 R&D와 정부과제 등 공적 부분의 매출이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현재는 체질개선을 통해 민간사업 분야 매출 비중을 65%로 끌어 올렸다.
 
“좀비기업에서 일하던 생각은 당장 버려야 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개발자부터 파악하고 준비해야 하죠. 결국 고객의 니즈(Needs)를 찾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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