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 최대 화두는 6월13일 치러지는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여의도발 정계개편은 물론 제주정가에도 시시각각 정치상황이 변화하면서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예측 자체가 어려운 ‘시계제로’ 상태다. 변화무쌍한 선거판을 읽을 관전 포인트를 제주도지사, 교육감-교육의원, 도의원 선거 등 3차례에 나눠 싣는다. [편집자 주]

도지사 관전포인트.jpg
[지방선거 D-160일] ① 제주도지사 선거 관전 포인트

풀뿌리 일꾼을 뽑기 위한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구도나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제주도지사 선거 판도는 바른정당 소속 원희룡 지사(54)의 재선 도전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및 무소속 후보군 등이 대항마로 나서는 ‘다자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도지사선거는 60%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한 원희룡 도정에 대한 평가의 자리다. 그 동안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원 지사의 지지율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쉽지 않은 선거전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선거일까지는 아직도 5개월 넘게 남았다. 정치란 게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될 만큼 변화무쌍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160일 후에 치러질 도지사선거 구도와 결과를 예측하는 건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일 수밖에 없다.

◇ 관전 포인트① 양자 vs 3자 vs 다자구도 ‘셈법 복잡’

현재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도지사 후보는 현역인 원희룡 지사를 포함해 10명 정도다.

집권여당으로 변신한 민주당에서는 김우남(63) 도당위원장과 문대림(53)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박희수(57) 전 도의회 의장, 강기탁(51) 변호사 등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강창일(66) 국회의원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김방훈(64) 도당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용철(52) 회계사, 손석기(61) 전 서울시의원이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강상주(64) 전 서귀포시장과 장성철(51) 도당위원장이, 무소속 주자로는 김택남(59) 천마그룹 회장과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오홍식(63) 대한적십자 제주도지사 회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의 정당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5~6파전의 다자구도가 형성되겠지만, 현재 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중도통합 등 중앙발 정계개편을 고려한다면 최종 본선에 진출할 주자는 3~4명으로 압축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무소속 후보군들의 경우도 제주지역 선거 특성상 과거에 ‘무소속 강세’ 현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막강한 사조직이 있을 때 가능했다는 점에서 최종적으로는 정당 문을 두드릴 공산이 크다.

따라서 제주도지사 선거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냐에 따라 셈법도 복잡해진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제주지역 득표율은 민주당(문재인) 45.5%, 국민의당(안철수) 20.9%, 자유한국당(홍준표) 18.3%, 정의당(심상정) 8.5%, 바른정당(유승민) 6.1% 순이었다.

대선 득표율만 놓고 보면 다자구도가 될수록 민주의 승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보수통합 및 중도통합 논의가 가속화 돼 ‘3자 구도’로 재편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원 지사가 보수 단일후보로 선출된다면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가장 치열한 싸움이 예상되는 구도다.

하지만 제주지역 선거가 정당을 중심에 둔 이념투표보다는 각종 연고와 인물 경쟁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승패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 관전 포인트② 원희룡 지사, ‘바른정당 vs 한국당 복당 vs 무소속’ 선택은?

1차적으로는 야권 발 정계개편이 연초 지방선거 판도를 좌우할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중도통합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바른정당 소속 원 지사의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중앙 정치권과는 달리 제주에서의 중도통합은 ‘찻잔 속 태풍’이 될 공산이 크다. 이미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 12명 중 7명이 친정인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고, 나머지 의원들 중에서도 1~2명을 빼고는 시기의 문제만 남았을 뿐 복당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따라서 지방정가에서는 이처럼 바른정당 제주도당이 사실상 와해된 상황에서 원 지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 지사의 당적 선택 여부가 선거 판도를 뒤흔들 가장 파괴력 있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원 지사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는 점에서 중도통합신당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고 자유한국당 복귀가 쉬운 것도 아니다. 중앙당 차원에서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후 복당’이라는 빗장을 걸어놓고 있어 원 지사의 정치적 행보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소속 정당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렇게 되면 3자 또는 다자구도로 재편되면서 선거판은 한 단계 더 높은 고차방정식이 되면서 셈법 계산이 더욱 더 복잡해지게 된다.

◇ 관전 포인트③ 현역 원희룡 지사에 맞설 대항마는?

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도지사 후보는 10명 정도. 재선 도전에 나서는 원 지사의 대항마가 누가 될 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집권여당으로 변신한 민주당에서는 무려 5명이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다. 본선보다 예선전이 더 치열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정치적 무게로만 보면 김우남 도당위원장(중앙당 최고위원)이 가장 근접해있다는 평가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19대 때는 국회의원의 꽃이라고 하는 상임위원장(농림해양수산위원장)까지 지냈다.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이라는 스펙을 더한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다크호스다. 당내에서는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의 성공을 위해 원 지사의 대항마로 맞불을 놓을 경우 예측불허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86세대’ 선두주자 격인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공직자 출신이 아니면서도 지방행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게 장점이다. 4선 도의원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했던 노하우를 자양분 삼아 승부수를 띄울 태세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인 강기탁 변호사는 기존 정치판에 물들지 않은 참신함이 강점이고, 강창일 국회의원은 집권여당의 4선 중진으로서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론’으로 선거 구도를 짤 경우 먹힐 수 있는 ‘히든카드’다.

야당후보들의 경우 아직까지는 본선 경쟁력에서 현역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냈던 김방훈 자유한국당 도당위원장은 과거 자신이 보필했던 도지사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본선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원 지사가 복당한다면 예선전부터 혈투를 벌여야 한다.

국민의당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장성철 도당위원장도 ‘중도통합’ 깃발을 내세워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지만, 제주의 경우 중도통합 바람이 의외로 시들해 파괴력에 의문이 따라붙는다.

◇ 관전 포인트④ 총선 4연승 vs 도지사선거 3연패…민주당, ‘승리 DNA’ 찾을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옛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4연속 3석을 싹쓸이한 민주당이지만 유독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는 약했다.

민주당은 최근에 치러진 3번의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모두 졌다. 당원들 몸속에서 ‘승리 DNA’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가장 최근에 승리를 맛본 게 2002년이다. 새천년민주당으로 나선 우근민 후보(51.4%)가 숙명의 라이벌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45.4%)를 꺾은 게 가장 최근의 일이다.

2006년, 2010년 치러진 선거에서는 민주당(열린우리당) 후보가 3위에 그치는 수모까지 당했다. 공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선거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2006년 선거(4회)에서는 무소속 김태환 후보가 42.7%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현명관(41.1%), 열린우리당 진철훈(16.2%) 후보를 꺾었다.

2010년 선거에서는 공천배제 움직임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우근민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친정인 민주당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당시 고희범 민주당 후보는 18.03%의 초라한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2014년 치러진 선거에서도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은 맥없이 주저앉았다. 우여곡절 끝에 신구범 후보를 내세웠지만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59.97%)에 대패했다. 당시 신 후보의 득표율은 34.53%에 그쳤다.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70%를 넘나들고 있고, 당 지지율도 50%대 초반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이길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었다.

2016년 국회 제1당으로 올라선 뒤 1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승리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지 지켜볼 일이다.

◇ 관전 포인트⑤ 정치판 5개월은 ‘강산도 3번 변할 수 있는’ 긴 시간, 널린 게 변수

정치판에서 5개월이면 ‘강산도 세 번 쯤 변하고도 남을’ 긴 시간이다. 또 정치라는 건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될 만큼 변화무쌍하다.

하마평에 오른 무소속 후보들 중에는 정당을 선택할 수도 있고, 각 정당에서는 숨은 진주를 찾아내 수혈할 수도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 간 이합집산 가능성도 높다.

중도통합에 이어 보수통합이라는 ‘빅뱅’으로 선거판을 한 순간에 뒤흔들 수도 있다.

그래서 선거에서는 늘 이변의 주인공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유권자들 역시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선거판보다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펼쳐지는 선거전에 매료되기 일쑤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5개월 후에 실시될 도지사선거 구도와 결과를 예측하는 건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유권자들 눈앞에 펼쳐질 선거판을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는 차고 넘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