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중도개혁통합’ 논의 제주에선 ‘전무’…탈당-복당 정치행보 ‘정중동’

여의도 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중도개혁통합’ 논의가 좀처럼 제주해협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와 관련해 굳게 입은 닫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선거판을 뒤흔들 변수가 될지 갈릴 전망이다.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 도민의방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찬성 지지자들의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다.

도민의방 이용 신청은 김모씨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안철수 팬클럽 회원으로, 지금은 국민의당 평당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제주도당 간 조율을 거쳐 성사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중도개혁통합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경우다.

아직까지 ‘중도개혁통합’과 관련해 양 정당 제주도당 관계자들이 논의테이블에 마주 앉아본 적은 없다. 여전히 중앙당 차원의 통합논의 진척사항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흘러가는 것만 놓고 보면 더 답답한 쪽은 국민의당이다. 통합의 대상인 바른정당 제주도당은 사실상 ‘식물정당’으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제주도당의 경우 도당위원장부터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해버렸다. 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 12명 중 7명이 탈당했고, 나머지 도의원들 중에서도 2~3명은 시기의 문제가 있을 뿐 한국당 복당이 유력하다.

도당 사무처도 개점휴업 상태다. 사무처 직원들의 경우 제주도당 창당의 주역인 원희룡 지사와 정치적 운명을 같이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제주도당 차원에서 협의·대화를 하려고 해도 파트너가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 장성철 도당위원장은 “현재로서는 대화 파트너가 없어 (중도개혁통합) 논의는 전혀 진척이 없다”면서도 “상층부가 빠지더라도 양쪽 지지세력간 통합이라는 점에서 중도개혁통합은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렇다고 보수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운 자유한국당行이 눈에 띄는 것도 아니다.

바른정당 소속 제주도의원 7명의 복당 외에 이름값 좀 하는 정치인 중에서는 임문범 전 제주도의원 정도가 복당했을 뿐이다.

제주정가에서는 지역 정계개편의 중심에 원희룡 지사가 있다는데는 토를 달지 않는다. 현재 바른정당 잔류파 대부분은 원 지사와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원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보수진영의 원조 쇄신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세 갈래 길로 완전히 갈라질 지도 관심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정병국 의원이 각각 한국당 복당, 통합신당 합류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4년 전 정치적 변방, 제주에 내려와 권토중래를 꿈꾸던 원희룡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 지에 지방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지사선거를 향한 정치시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만큼 선택의 시간도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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