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강력한 한파로 활주로 임시 운영중단 사태를 빚은 제주공항이 4시간만에 재운항 되면서 2년전 겪은 대규모 폐쇄 사태를 피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폭설로 제주공항 이·착륙이 어렵게 되자 제설작업을 위해 오전 8시33분부터 오전 11시까지 활주로 임시 폐쇄 결정을 내렸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제설팀과 항무팀은 제주지방항공청 관제탑과의 협의를 거쳐 오전 11시50분부터 활주로 사용을 허가했다.
결국 낮 12시20분 방콕을 출발해 제주로 향한 이스타항공 ZE552편이 운항재개 결정 이후 처음으로 제주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곧이어 대구를 출발해 제주로 향한 티웨이항공 TW803편이 활주로 상공에 진입했지만 내리기 직전 착륙을 포기하고 다시 이륙하는 고어라운드를 했다.
낮 12시39분에는 승객 119명을 태운 제주항공 7C104편이 활주로를 박차고 김포공항을 향해 이륙하는 등 항공기 운항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주공항은 오전까지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4cm 이상의 눈이 쌓이면서 대설과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고속 송풍기 1대, 일체식 제설차량 4대, 제설자제 살포 차량 3대 등을 투입해 제설작업에 안간힘을 쏟았다.
폭설로 오전 7시45분 제주를 출발해 대구로 향하려던 아시아나항공 OZ8120편이 결항되는 등 낮 12시 현재까지 출발 61편, 도착 53편 등 114편이 결항됐다.
3일째 전국에 이어진 폭설로 인해 제주공항은 발이 묶인 이용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낮 12시 현재 5000여명이 공항에 몰리면서 대합실은 이동조차 힘든 상황이다.
공항공사는 안내방송을 통해 활주로 운영 재개 상황을 알리고 있다. 각 항공사마다 운항시간 변경과 결항에 따른 안내에 나서면서 직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결항과 지연 소식을 들은 승객들은 대합실 바닥 곳곳에 자리를 잡고 혹시 모를 항공편 운항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여행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신문지 등을 깔고 잠을 청하고 있다. 식사 해결을 위해 식당과 편의점에도 승객들이 몰리면서 혼잡이 계속되고 있다.
이모(48)씨는 “출장을 위해 육지로 가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지만 활주로 폐쇄로 기내에서 1시간 가량 대기했다”며 “결국 비행기가 뜨지 못해 다시 내렸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가족여행 온 관광객 현모(56)씨는 4박5일의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지만 제주와 광주 폭설로 공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체류기간을 더 늘려야 할 처지다.
현씨는 "당초 오전 11시 항공편을 통해 광주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광주공항 활주로 폐쇄로 지연됐다"며 "제주공항까지 폐쇄돼 대체 비행기 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가 뜨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제주에 하루 더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날씨 때문에 개인 일정 조정은 물론 체류비용까지 늘게 됐다"고 토로했다.
제주공항은 2016년 1월에도 역대급 한파로 1월23일 오후 5시50분부터 1월25일오후 2시48분까지 약 45시간 공항활주로가 폐쇄된 적 있다.
사흘간 528편이 결항되면서 관광객 9만명이 제주에 발이 묶이면서 체류객들이 공항에서 투숙을 하는 등 대 혼란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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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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