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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피는 꽃’에는 밑거름이 필요하다

2018년 01월 29일(월) 09:47
문준영 기자 moonsoyo@jejusori.net

[연속기획-제주형 도시재생, 길을 묻다] (20) 기자수첩 / 주민교육 이전에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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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원도심 지역인 삼도2동 일대. ⓒ 제주의소리DB

도심 속 낙후지역에 대한 도시재생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시는 민간영역에 직접 돈을 대는 대신 공공공간을 조성하고 공동체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는 촉매제 역할만 한 뒤 물러선다. 그 바탕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가꿔가는 방식’을 기다리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활동가는 “자금의 민간 투입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은 온전한 의미의 도시재생으로 볼 수 없다”며 “(마을에)돈이 가는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갈등의 기류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조금 사업, 나눠주기식 개발사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도시재생에서 당국의 역할은 공공영역을 조성하고 뒤로 물러서야 한다는 얘기다. 주민주도, 자발성은 도시재생의 중심원리다.

# 자발성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핵심은 어떻게 주민들을 어떻게 모으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 것이냐에 있다.

낙후된 상권이었지만 정작 관련 예산 투입이 미진했던 전북 군산의 개복동과 신창동 주민들은 지역의 역사성에 주목해 우체통거리를 만들었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도시재생 활성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지만 자금 투입이 늦어졌던 전남 나주 금남동 주민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면서 지역에 기반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런 자발적인 움직임이, 단시간 내에, 모든 지역에 일어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당국의 역할은 분명해진다.

첫 단추는 주민들이 ‘뭔가 해보자’고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일이다. 그들의 스스로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이를 촉진시키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색하지 않게 논의를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고, 주민들이 잘 알기 힘든 정부정책 동향이나 전반적인 사업 절차에 대해 안내자가 돼야 한다는 게 현장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주민들에게 힌트를 주면서 ‘연결’에 집중한 군산의 도시재생 중간지원조직, 자존감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변화의 기틀을 마련한 공공세운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 결국은 행정이다

도시재생이 당국·전문가 중심에서 주민참여형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는 당국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오히려 해석자, 조정자, 안내자, 후견인으로서 더 세련된 행정이 필요하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외우는 것 만으로는 이 분야의 특수성을 반영하기 힘들다.

실제 ‘공공이 판을 마련하고 물러서라’는 명제를 실제 행정에 적용시키는 일은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한다. 단순 주거개선 차원을 넘어 도시공간 전반에 대한 물리적 이해, 지역 공동체에 대한 감수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문준영 <제주의소리> 기자. ⓒ 제주의소리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관리능력은 물론 지속가능한 운영시스템 확보, 부서간 기능적 연계 통합, 중간지원조직인 도시재생지원센터의 독립성과 자율성과 관련된 이슈도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작년 3월 펴낸 보고서 ‘도시재생 지원조직 연구’는 관련 공무원 전문성 강화를 시사점으로 제시하며 “현장 중심의 전문가를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주민역량 강화, 주체발굴이라는 주제를 넘어 사업을 총괄하는 당국의 역량강화를 위한 계기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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