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편성 상 콘텐츠진흥원 설립 전까지 지급 못해...“제주도, 예산 승계 고려 없이 계획"

옛 제주영상위원회(영상위) 직원들에게 이번 설 연휴는 유독 추운 나날이 될 전망이다. (재)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콘텐츠진흥원)이 출범할 때까지 급여를 지급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임시 총회를 열어 해산이 결정된 제주영상위원회는 인원, 기능 모두가 콘텐츠진흥원으로 흡수된다. 문제는 제주도가 올해 영상위 예산을 모두 콘텐츠진흥원 항목으로 편성하면서, 기관 설립이 늦어질수록 인건비를 포함한 예산 사용도 함께 늦어지는 형국. 

실제 영상위 직원 모두 1월 급여를 받지 못했다. 콘텐츠진흥원은 빨라도 2월 말에야 만들어질 예정이라 2월 급여도 힘들게 됐다.

▲ 김명만 의원.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김명만 위원(이도2동을, 더불어민주당)은 8일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 업무보고에서 “설립도 안된, 사실상 유령기관이나 다름 없는 콘텐츠진흥원이 영상위 예산을 가지고 있다. 애초 예산은 영상위 항목으로 잡고, 나중에 승계하면 문제가 없는데 굳이 콘텐츠진흥원 예산으로 넣었다”며 “이런 상황을 예측을 못한 거냐. 직원들은 설 차례도 지내지 말라는 거냐”고 김홍두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에게 따져 물었다.

김 국장은 “밀린 급여는 설립 후에 모아서 지급할 수 있다는 변호사 자문도 얻었다”며 “(직원들이) 아픔을 조금만 이겨내면 상황은 금세 바로 잡힐 것이다. 필요하다면 제가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드리겠다”고 멋쩍게 웃어보였다.

이와 관련해 영상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설립 절차가 늦어지면서 어쩔 수 없게 돼 버렸다”고 씁쓸한 소감을 내비쳤다.

콘텐츠진흥원은 영상위, 아시아CGI센터, 제주테크노파크 문화콘텐츠 분야를 합친 통합 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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