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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 첫 시도 "1990만명 넘으면 편익 보다 비용이 더 커"

제주도의 관광객 수용력이 한계에 근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2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1990만명이 넘으면 편익보다 오히려 비용이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4월부터 추진한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연구는 물리적 수용력과 심리적 수용력, 경제적 수용력 등 3가지로 나뉘어 진행됐다. 

경제적 수용력은 교통혼잡과 폐기물처리, 하수처리 등 편익과 비용을 계산한 수치로,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을 때 세금 등을 제외한 순수한 도민 소득과 쓰레기·하수 등 처리 비용을 계산했다.

2017년 현재 제주지역 인프라를 기준으로 관광객이 1990만명이 넘을 경우 소득(편익)보다 오히려 지출 비용이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체류객 등이 1585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2022년 한계점에 도달한다는 얘기다.

물리적 수용력은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현재 제주지역 공항과 항만 등 인프라를 봤을때 최대 유입(수용) 능력은 1686만명(항공 1485만명, 선박 201만명)으로, 내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다만, 연구진은 제주 제2공항과 강정항 개항 등 인프라가 확충되면 310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주도민들은 관광객으로 생겨난 쓰레기나 교통 혼잡, 하수 등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어느정도 까지는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매년 도로혼잡 해소 비용으로 2만990원, 쓰레기 처리에 2만3110원, 하수처리에 2만3071원을 각각 지출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심리적 수용력을 따져본 것으로, 그만큼 평소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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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호진 제주대 교수가 제주 관광객 수용력 연구 용역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한라산이나 성산일출봉 등 주요 관광지에 대한 수용력 연구는 있었지만, 제주 섬 전체적인 수용력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하와이 등을 제외하고는 연구 사례를 찾기 힘들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할지, 관광객수를 제한해야 할지, 그도 아니면 다른 대안은 어떤 것인지 등은 도민들이 판단할 몫으로 남겨뒀다. 

연구진은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고, 많은 도민들이 ‘도대체 제주가 수용할 수 있는 관광객은 몇 명인가’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지하수나 하수처리장 등 제주 환경과 문화 훼손에 대한 정책적 연구가 빠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연구진도 이 점을 일부 인정했다.

연구를 담당한 제주대학교 방호진 교수는 “연구 초기부터 지하수와 하수처리장 등 수용력에 대한 얘기가 나왔지만, 너무 광범위해서 이번에는 다루지 못했다. 앞으로 인문학적 관점이 아니라 자연과학적 관점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지역별로 나눠 수용력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로 환경과 문화 훼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제주 섬에 대한 수용력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는 단발적인 연구가 아니라 추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고선영 연구센터장은 “올해 정책적인 부분과 해외 선진 사례 비교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관광공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제주 관광객 수용력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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