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제주도지사 후보에게 듣는다] ③ 고은영 "소외된 청년-여성-약자 편"

기득권 정당의 '밀실정치 야합'을 없애기 위해서 출마했다는 녹색당 고은영 제주지사 예비후보는 거침이 없었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 대해서는 한쪽에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난개발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모순적인 도정'이라고 평가했다. 

고 후보는 "촛불 이후 'Me too' 운동 등 새로운 생활적폐를 청산하는 진짜 민주주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제주에서 배제돼 왔던 여성, 청년, 이주민, 그리고 다수의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 후보는 "그동안의 정치가 기득권을 가진 거대 정당들의 밀실야합이었다면 삶의 정치, 새로운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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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영 녹색당 제주지사 예비후보.

다음은 고은영 예비후보 일문일답

- 왜 출마하려고 하나?
"당내 경선을 작년 12월에 진행했다. 그 당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수립과 타당성 재조사와 관련해서 지역주민의 반발과 반대가 상당했다. 저는 제2공항이 들어온다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난개발이 가중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분들과 함께 해 왔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지역에서 정치인에게 수렴되지 않는다는 절차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말에 국토부를 방문해서 김현미 장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 당시 느낀 점은 거대한 벽과 얘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당시 김 장관은 ‘지역의 국회의원과 도지사,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다’는 말만 도돌이표처럼 얘기했다. 김 장관이 말을 들으면서 정말 깨어있는 시민들,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시민의 소리는 반영되지 않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살아 숨쉬는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녹색당 제주지사 경선에 참여하게 됐고, 결국엔 1위를 하게 돼서 도지사 후보로 나오게 됐다."

- 이번 지방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보나?
"지금 도민들은 난개발에 피로한 상태다. 이런 부분들이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저는 제주의 미래비전 다시 세우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 이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제주특별법 아래에서 국제자유도시는 과연 도민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우리의 미래비전이냐, 국가에서 지정해 준 미래비전이냐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우리에게 맞는 도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100년이나 200년을 보고 설계할 수 있을만한 그런 미래비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래비전을 재설계하고, 제안할 수 있는 지방선거 핵심 키워드로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제주지역 현안 3가지를 꼽고, 이에 대한 대안과 해법을 말해 말라.
"우선 난개발이 문제다. 제주특별법을 다시 평가하고, 국제자유도시를 폐기 수준까지 볼 수 있을 정도의 개선방향이 필요하다. 또한 제주 제2공항을 빼놓을 수 없다. 제가 출마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다. 제2공항의 경우에도 국제자유도시와 마찬가지로 제주 발전에 꼭 필요한 것이냐. 우리가 원해서 유치하는 것이냐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기본계획 수립되기 전에 도지사가 적극적으로 중단시킬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인데 제주 현안이 너무 많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너무나 심각한 상하수도 문제. 축산분뇨, 쓰레기 문제 등을  제주의 환경총량, 사회적 총량, 문화적 총량 등을 따져서 면밀하게 전체 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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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영 녹색당 제주지사 예비후보.
-선거에서 내세울 핵심 정책이나 공약 두 가지를 제시한다면.
"제주국제자유도시 폐기를 말하고 싶다. 저는 제주특별법을 사실상 국가가 제주를 수탈하고 착취하기 위한 빨대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제주특별법 1항 목적 마지막 부분에 국가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종합개발계획을 국무총리가 승인해야 한다. 이것은 국가에서 제주의 역할을 지정하고, 수탈하는 빨대법이다. 국제자유도시를 폐기하고, 다른 미래비전을 세우는 것이 첫 번째 공약이다. 
두 번째 여성이자 청년으로서 제주사회에서 시민운동을 해오면서 꼭 추진하고 싶었던 것은 각종 사업,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가 수백개가 있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여성과 청년의 불비례성을 깨고 싶다. 여성과 청년, 다양한 세대들이 함께할 수 있는 도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주민위원회를 꾸리고 싶다." 

-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 대한 공과 과는?
"한마디로 압축해서 말하자면 굉장히 큰 모순점을 안고 있는 도정이다. 정책전반의 모순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국제자유도시 등 특별법이 안고 있는 문제를 지역사회에서 도지사가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핵심적 이슈를 내버려 둔 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는 슬로건처럼 실현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상충된다. 도정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다른 미래비전을 만들어놓고, 합치될 수 없는 두 가지를 실현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모순적인 도정을 운영해 왔다. 공은 생각나지 않는다"

- 제주최초의 청년.여성 도지사 후보, 제주최초의 이주민 도지사 후보, 시민참여 도지사후보 등으로 스스로 명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치신인 인지도가 떨어진다.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사실 최초의 여성이자 청년 도지사 후보이고 시민참여 도지사 후보이기도 하고, 정착이주민 후보이다. 이런 것을 강조한 이유는 그동안 제주의 기득권 정치, 토호정치가 대변하지 않았던, 정치에 진입할 수 없었던 시민을 대변할 것이라는 강한 선언이기도 했다. 그동안 제주정치가 대변하지 않았던 분을 만나고, 그 분들의 목소리 담아낼 수 있도록 작업할 것이다. 이런 부분들이 부족한 인지도와 진정성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진입할 수 없는 분들의 목소리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게 저의 역할이다. 그런 것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모습 보여드린다면 저에 대한 믿음, 녹색당에 대한 신뢰, 녹색제주에 대해 가능하겠다는 믿음을 보여들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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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영 녹색당 제주지사 예비후보.
- 예비후보로 기탁금 1000만원을 내셨다. 본선에 뛰시려면 4000만원 추가로 내야 한다. 시민모금으로 마련했는데 기탁금 마련하기까지 어느 정도 참여를 했나.
"사실 광역단체장에 출마하기 위해 기탁금이 이렇게 많은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등록하려면 선거운동 비용을 제외하고 5000만원의 기탁금 필요하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렇게 많은 기탁금을 내는 나라도 없고, 법적 근거 자체도 없는 상태에서 5000만원으로 책정된 것이다. 과연 평범한 서민이나 청년들이 쉽게 정치할 수 있는 시스템인가에 대해 의문이다. 누가 누구에게 정치를 할 자격을 주는가. 당장 예비후보에 등록하려면 기탁금 20%인 1000만원이라는 굉장히 큰 돈이 필요했다. 제가 한번에 마련할 수 없는 돈이다. 녹색당에서 2월1일에서 12일까지 기탁금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서울시장 신지혜 후보와 저의 기탁금을 마련하는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주셔서 아무 문제없이 기탁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녹색제주를 원하는 분들이 많이 있구나라는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앞으로 책임감을 갖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정식 입후보 하려면 40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그 때도 시민모금을 할 것인가. 
"업사이클링 재활용한 여러 가지 제품들을 사전판매해서 기금 만련을 생각하고 있다. 후원회, 기탁금 마련 캠페인도 진행할 것이다. 체계적인 모금을 통해서 다양한 플랜도 갖고 있다. 기탁금이라는 높은 문턱을 시민과 함께 뛰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 우문일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목표는?
"당연히 당선이다.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했다. '다른 후보와 통합하려는 게 아니냐. 완주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았다. 군소정당 후보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이해한다. 하지만 저는 시민기탁금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시민경선을 통해서 선출된 제주지사 후보다. 중도사퇴는 그분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녹색당, 제가 해야 할 분명한 역할이 있다. 국제자유도시 폐기 등 명확하게 선을 그어서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제주 제2공항이 필요하느냐고 시민에게 물어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자 후보이다.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중도사퇴는 없다. 끝까지 완주할 에정이다. 당연히 당선을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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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영 녹색당 제주지사 예비후보.
- 본인 만의 선거 전략, 소개해 줄 수 있나?  
"재미있는 실험과 시도를 할 것이다. 어떤 후보들도 하지 않았던 선거캠페인을 조금씩 조금씩 시도하겠다. 시민들을 만나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할 것이지만 선거캠프를 ‘녹색 제주’를 선도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옥상에 소규모 풍력발전기를 달아서 그 전기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그리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할 것이다. 자원과 에너지 순환하고, 공동체 중심으로 캠프를 운영하는 것이 구호가 아니라 실현하도록 하겠다. 제가 시민도지사 후보로 선출되면서 그동안 진입하지 못했던, 진입할 수 없었던 그런 분들의 더 많이 목소리 담아내는 작업, 단체와 결합하고, 일일이 찾아가면서 충분히 진행할 것이다. 기탁금의 문턱을 시민과 함께 넘었듯이 선거방송토론회 등 여러 가지 문턱들이 계속 기다리고 있다. 정치신인과 작은 정당을 배제하는 구조속에 있는데 그런 모순을 시민과 함께 깨부수고, 뛰어넘는 모습도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 도민에게 한말씀 드린다면.
"저는 정치혐오를 굉장히 심하게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 선거철에 악수하고 사라지고, 사진찍고 사라지고, 선거가 끝나면 밀실야합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다. 마치 지난해 제주도의원 정원과 관련해 비례대표 도의원 축소에 대해 도지사와 국회의원 3인. 도의회 의장 5명이 밀실야합해서 통과시켰던 것처럼 밀실야합을 어릴 때부터 계속 지켜보면서 기득권 정치, 권력정치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정치는 해야 할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주 일반적인 시민이었다. 알고보니 기득권 정치가 마련해 놓은 그들만의 법과 제도 안에서 당연히 일반 시민은 당연히 정치혐오를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저는 그동안의 제주정치가 권력정치였다면 삶의 정치를 얘기하는, 도민을 주인공만들 수 있는 정치를 이번 선거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 제가 도지사가 된다면 여러분의 곁에서 삶의 정치를 제가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주시길 바란다." / 대담 김성진 편집국장, 정리 이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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