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제주도지사 후보에게 듣는다] ④ 강기탁 변호사 "제주미래가치 다시 세워야"

강기탁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는 난개발과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환경자원총량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제2공항은 숙의민주주의를 통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제주에 맞지 않는다고 결론이 나면 과감히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왔지만, 제주지사를 맡기에는 경험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강 예비후보는 '강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쌓은 갈등관리 능력이야말로 도정을 운영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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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탁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강기탁 예비후보는 22일 오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제주의소리>와 '제주도지사 후보 릴레이 대담'을 가졌다. 

강 예비후보는 "촛불시민들의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간절함 속에 드러난 것은 좋은 정치에 대한 열망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주다운 제주, 제주의 가치를 찾아내기 위한 정치적 명령을 받들어 좋은 삶, 좋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6.13 지방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강 후보는 '원희룡 도정 심판론'과 '국제자유도시 재검토'를 꼽았다.

그는 "이번 선거는 원희룡 도정에 대한 심판이자 평가가 핵심 키워드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원 지사가 어떤 정책을 펴왔는 지 도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에 대한 평가를 내려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강 후보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가 만들어 진 지 15년이 지났는데 과연 제주에 맞는 옷이고, 맞는 비전이냐는 부분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제주의 미래가치를 세워나가는 게 이번 선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제주 현안 3가지로 강 후보는 △난개발 △제2공항 갈등 △기반시설(인프라) 부족을 꼽았다.

그는 "난개발과 제2공항 갈등, 인프라 부족은 모두 제주도의 수용능력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정책이 추진돼 왔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난개발 문제에 대한 해법은 제주의 기본가치와 미래가치라고 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얼마나 복원시키고, 지켜내느냐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제2공항 갈등 문제도 양적 관광에서 비롯된 문제이기 때문에 질적관광이나 지속가능한 관광정책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인프라 부족에 대해 강 후보는 "충분히 예상된 상황이었는데 기반시설에 대한 고민없이 관광객과 이주민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며 "인프라 부족 문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게 도지사 혼자, 한사람의 지도력으로는 안된다"며 "이해관계자, 일반 도민, 전문가들이 상호토론하고, 설득하면서 정책을 만들어야 정책 수용가능성이 높아진다. 숙의민주주의를 통해서 제주현안을 풀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 강기탁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 <제주의소리> 김성진 편집국장과 대담을 갖고 있는 강기탁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핵심 공약으로 강 후보는 "제주의 기본가치인 자연환경 훼손을 더 이상 내버려둬선 안된다"며 "환경자원총량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경제의 핵심 문제는 성장의 과실이라고 할 수 있는 수익이 제주에서 순환되지 않고 외부로 유출된다는 점"이라며 "경제성장 과실을 내부로 순환시킬 방안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사회적경제재단과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제2공항 논란에 대해 강 후보는 "입지선정과 관련해 타당성 문제제기가 있다. 오름이든, 동굴이든 의혹이 아니라 거의 사실처럼 드러나고 있다. 더 근본적으로 제주도가 환경적으로 수용가능한 것인가라는 문제가 있다"며 "지금도 문제인데 4000만명의 관광객이 들어왔을 때 제주는 환경수용능력을 초과하게 된다.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정책이라는 게 한꺼번에 결정한다고 해서 정책수용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조금 느리더라도 숙의민주주의처럼 상호토론하고 설득하면서 이 정책이 제주도에 맞는 것이냐는 검토가 있고 난 다음에 맞다면 그대로 갈 수 있지만 아니라면 과감히 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지사를 맡기에는 경험이 일천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강 후보는 "그런 지적은 과거 가치만 생각한 의견에 불과하다"며 "민변 활동을 하면서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알았고, 그 가치는 21세기에 맞는 가치"라고 반박했다.

강 후보는 '강정 변호사'로 활동해온 이력을 들어 "강정사태는 국가 공공정책이라는 것이 주민의사를 무시해서 만들어졌을 때 일어나는 공동체 파괴라는 것이 핵심"이라며 "강정을 보면서 정치가든, 행정가든 갈등관리라는 것이 진짜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가 여러가지 현안으로 갈등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저는 갈등관리자로 충분한 능력이 된다"고 자신했다.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강 후보는 "외모로 보면 잘 모르겠지만 이제 만으로 50살 밖에 안된다"며 "젊고, 새롭다. 그리고 사회를 위한 노동인권 변호사로 살아와서 흠이 없다"고 말했다. / 대담 김성진 편집국장, 정리 이승록 기자
▲ 강기탁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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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탁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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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와 대담하고 있는 강기탁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강기탁은 누구?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출신으로 제주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여느 586세대와 마찬가지로 학생운동을 통해 6월 항쟁을 경험했다.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 공익법무관을 거쳐 1999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노동자의 권익보장이 사회정의'라는 생각에서 사법시험을 보게됐다고 했다. 한마디로 사회운동을 위해 변호사가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활동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짐대로 민변 노동위원회 소속으로 '노동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민변 사무차장, 노동위원장을 역임했다. 

2011년 고단한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귀향했다. 재충전할 짬도 없이 고향 제주는 '강정해군기지'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었다. 제주에선 드물게 인권변호사로서 3년 넘게 강정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의 변호를 도맡다시피 했다. 그렇게 해서 얻게 된 별명이 '강정변호사'다. 물론 제주에 온 뒤 정치적인 외도(?)도 했다. 민주당 제주도당 공동위원장, 문재인 후보 제주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었다. 이번 제주지사 출마를 위해 새로운 사건을 수임하지 않고 선거운동에 올인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동향(한림읍) 출신 아내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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