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10. 세복수초 <Adonis amurensis Regel et Radde>
-미나리아재비과-
 
오늘은 노란색꽃이 부와 영광, 복을 상징한다고 하여 복수초(福壽草)란 식물을 소개해 드립니다.

일본에서는 이 복수초를 フクジュソウ(후쿠쥬소)라고 부르고, 중국에서는 측금잔화(側金盞花)라고 부릅니다. 설날 즈음에 핀다고 하여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서 피는 연꽃 같다고 하여 설연화(雪蓮花)라고도 불립니다.

제주에서 피어나는 복수초는 잎이 가늘다고 하여 붙여진 세복수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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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아재비과(科)에 속하는 복수초의 속(屬)명은 ‘Adonis’입니다.

아도니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미소년입니다. 아름다움의 상징인 아프로디테 여신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나, 사냥을 나가 멧돼지에게 물려 죽고 말지요. 아도니스의 상처에서 흐른 붉은 피가 복수초 꽃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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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겨울은 유난히도 길게 느껴집니다.

지난 2월초에 내렸던 폭설로 인하여 식물들도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2월 중순이 지난 지금에야 하나 둘 올라오는 세복수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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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복수초가 설연화, 얼음새꽃으로 불리는 이유를 사진에 담으면서 알 것 같습니다. 눈 속에서도 노란 꽃망울을 피워 숲속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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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복수초 종류는 학자에 따라 의견이 있지만, 보통 3~4종으로 구분하여 복수초, 가지복수초, 애기복수초, 세복수초 정도로 구별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도 몇 종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주에서 피는 복수초는 세복수초라는 의견에는 대체로 인식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학자들마다 견해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복수초 3종을 알아보겠습니다. 복수초와 세복수초의 차이는 바로 꽃받침수에 있습니다. 복수초의 꽃받침은 8장이며, 세복수초와 가지복수초는 꽃받침이 5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복수초와 가지복수초는 줄기를 보면 구별할 수 있습니다. 가지복수초는 줄기의 색이 갈색이 보통이며 줄기가 분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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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만 자생한다고 하여 일명 제주복수초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남해안 일대의 섬지역에서도 발견되었다고 하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봄을 알리는 야생화 종류가 많지만 이 세복수초를 비롯하여 거의 비슷한 시기에 흰괭이눈, 변산바람꽃 등이 제주 들녘에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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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에 피는 꽃들이 대부분 숲속에서 자랍니다. 큰 나무가 있는 숲속에서는 나뭇잎들이 돋아나기 전에 꽃을 피우고 꽃가루받이를 끝내야 합니다. 나뭇잎이 돋아나게 되면 광합성을 하지 못하여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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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복수초가 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년보다 늦게 피어나기는 했지만 식물들이 봄이 오는 소리를 먼저 듣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제주의 들녘에는 바람꽃 종류가 피어나고 여기저기 많은 야생화가 들판을 수놓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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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의 꽃말이 '영원한 행복'이라고 합니다. 노란 꽃망울을 가진 세복수초를 보면서 <제주의소리> 독자님들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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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 겸 자연환경해설사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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