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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급식을 먹은 학생 30여명이 집단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19일부터 이틀째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무더기 의심환자에 8명 더해져 2명은 입원...학교측 뒤늦게 급식 중단 ‘매뉴얼 무용지물’

집단 식중독 의심 사태를 빚은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8명의 학생이 추가로 의심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학교측은 뒤늦게 부랴부랴 급식을 중단했다.

20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18일 학교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은 학생 중 31명이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인데 이어 오늘(20일)까지 8명의 학생이 추가로 의심증세로 병원으로 향했다.    

이번 식중독 사태는 18일 불거졌다. 점심으로 스파게티와 오이피클 등을 먹은 학생중 31명이 이날 오후부터 구토와 설사 등의 증세로 줄줄이 병원으로 향했다.

이튿날인 19일 1교시부터 1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집단 결석하자 학교측은 급하게 실태파악에 나섰다. 곧바로 식중독 의심 증세가 확인됐지만 상급기관 즉시 보고는 없었다.

학교급식 식중독 대응조치 매뉴얼에 따르면 식중독 증상 환자가 2명 이상이면 ‘집단식중독 의심환자 발생 의심’으로 판단해 인지 즉시 유선으로 관할 교육청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

보고자는 영양(교)사다. 동시에 관할 행정시에도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경우 행정시 위생관리부서와 보건소에도 보고가 이뤄진다. 교육청은 급식팀과 보건팀을 학교로 보내야 한다.

전수 조사에 시간을 소비한 학교측은 오후 1시30분에야 제주시교육지원청에 이 사실을 알렸다. 때늦은 보고에 학교측은 이날 버젓이 급식을 또 제공했다. 

식단은 잡곡밥과 배추된장국, 두반장, 닭볶음, 미역줄기, 사과 무침, 배추김치, 우유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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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교육청이 마련한 '학교급식 식중독 대응조치 매뉴얼' 식중독 2명 이상 발생시 즉시 상급기관인 시교육지원청에 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 8명이 또다시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향했다. 이중 2명은 증세가 심해 제주시내 종합병원 2곳에 각각 입원했다.

식중독은 학생마다 잠복기가 달라 8명 모두 18일자 급식에 의한 것인지, 19일자 급식에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육청은 첫날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인 31명 중 설사 3차례 이상, 구토 2차례 이상인 21명의 학생들만 환자발생 예시(환례)로 분류했다. 이중 14명은 완치됐고, 7명은 아직도 치료중이다. 

보건당국은 통상 24시간 중 3차례 이상 또는 평소에 비해 더 많이 수양성 변이나 무른 변을 보는 경우에만 환례로 구분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식중독대응협의체는 해당 학교에 급식 중단을 권고했다. 학교측은 학부모 대표와 운영위원회, 교직원과 협의 끝에 오늘 급식 중단을 결정했다.

학교측은 단축수업을 통해 오후 1시 이전에 학교수업을 마무리하고 5~6학년에 대해서는 추후 보강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식중독대응협의체를 구성해 원인을 규명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해당 학교의 학생은 680여명이다. 급식소에는 영양교사 1명과 조리사 1명, 조리실무사 7명 등 모두 9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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