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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국제공항 관광객.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흔들리는 제주관광' 주거 위협받는 제주도민들...올들어 내국인 관광객 둔화세 '뚜렷'

대한민국 관광 1번지 제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관광객 둔화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제주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심화돼 도민 사이에 관광객 증가에 따른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8일 발표한 ‘제주지역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요인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0.3% 증가한 내국인 관광객이 올해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한국은행은 올해 1~2월 기록적인 폭설과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제주를 찾는 내국인관광객이 줄었지만, 3월부터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3~4월 증가율이 1.5%에 그치는 등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올해 3월까지 외국 여행을 떠난 내국인은 약 75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0만명)보다 14% 증가했다.

저비용항공사 해외노선 확대 등 1인당 해외여행 지출비용이 감소한 것도 한몫했다.

또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해외 여행지에 대한 방송이 잇따른 것도 영향을 줬다. 실제 지난해 4월 tvN ‘윤식당’ 인도네시아편 방영 이후 인도네시아로 떠난 우리나라 관광객이 1493%나 급증했다.

올해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혜택이 종료돼 제주 골프장 방문객수가 전년동기 대비 무려 27.9%나 줄었다.

한국은행은 제주여행 수요가 임계점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은행은 “2017년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이 10년 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약 5100만명 중 980만명이 제주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국민이 이미 제주 관광 경험이 있어 새로운 관광 모델 창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제주 관광의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도 조언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심화돼 도민 사이에 관광객 증가에 따른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1인당 범죄 발생건수, 쓰레기 발생량, 교통 체증 등이 심화하면서 도민 삶의 질은 떨어졌다. 반면, 관광객 증가에 따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은 관광객 증가로 인해 기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관광지화 돼 주거를 위협받는 현상이다.

한국은행은 “지역주민이 관광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이익을 얻는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각 지역별 문화자원 발굴과 스토리텔링·체험·해설 등 문화자원을 사업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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