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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숙(왼쪽), 박호형 의원. 출처=제주도의회 홈페이지. ⓒ제주의소리

최초 계획 8000점, 자연사 “3200점 만” vs 돌문화 “아직 미확정” 부서 간 이견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민속자연사박물관) 소장품 일부를 제주돌문화공원(돌문화공원)으로 이관하는 사안을 두고, 시간이 지나도 해당 두 부서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모양새다.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된 건 18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 업무보고. 이날은 정세호 민속자연사박물관장, 김진선 돌문화공원관리소장이 함께 참석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보유한 민속자료 8520점을 2020년 완성을 앞둔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에 이관할 예정이다. 다만 추진 과정에서 두 부서 간 협의에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다는 내용은 익히 지역 문화계에 널리 알려진 바다. 

민속자연사박물관 입장은 보유한 민속자료 1만2381점 가운데 65%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돌문화공원 입장에서는 2012년부터 시작해 숙원 사업으로 꼽혀온 설문대할망전시관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그동안 지역에서 핵심 민속박물관 역할을 맡아오면서 공간 확장 등으로 발전을 모색하는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서 실내전시 공간을 만들어 화룡점정을 찍으려는 돌문화공원 모두 각자 논리를 지니고 있다.

논의 끝에 이관 계획은 8520점으로 마무리된 듯 보였으나, 이날 업무보고에서 엇갈린 입장이 나오면서 향후 절차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시작은 정세호 관장에 대한 질의 순서다.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갑)은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 계획이 현재 5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듣기에는 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고(古) 민속자료 1만2300여점 가운데 8000건 넘게 이관한다고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에 정세호 관장은 “이 문제는 2013년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공유재산 변경이 조건부로 승인되면서 불거졌고, 이후 2015년, 2017년 의회 안에서 지속적으로 부당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고 자료 이관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자 박 의원 역시 “그렇게 이관되면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존재하는 가치가 남아 있냐”고 묻자, 정 관장은 “우려가 있다”고 마치 약속 대련하듯 주고받았다.

정 관장은 “각 부서 관계자들 간에 회의를 거쳤고 돌문화공원은 돌, 우리(민속자연사박물관)은 종합 민속으로 가자고 의견을 제시했다”며 “8000여점 가운데 이관될 자료는 3200점 정도 된다”고 밝혔다. 

8520점으로 알려진 애초 계획과는 다른 답변이 나온 것이다. 자연스레 김진선 소장에게 질문이 이어졌다.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내가 파악하기로는 설문대할망전시관으로 보내질 자료는 8520점이고, 원희룡 지사에게도 이렇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방금 정 관장님은 3200점만 간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김 소장에게 물었다.

김 소장은 “애초 전시관 계획에서 컨벤션, 공연장이 삭제되면서 그 내용(민속자료 전시)이 들어갔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강 의원이 “3200점만 이관해도 되느냐”고 재차 물었고, 김 소장은 “전시장에 대한 설계가 8월에 착수하려고 한다. 설계 과정에서 박물관과 협의하겠다”고 또 다시 즉답을 피했다. 애초 돌문화공원관리소가 도의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도 민속자료 이관에 대해서는 ‘협의 추진’이라고만 명시해 놓은 상태다.

의구심이 풀리지 않은 강 의원은 “8월에 전시장 설계를 발주해 12월에 착수하는 일정이면, 전시장에 가져올 자료가 몇 점인지도 모르고 진행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이관 자료 내용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두 부서 간의 '교통정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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