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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역사교육자들이 모이는 학술대회에서 제주4.3이 조명된다.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도형)은 오는 23일과 24일 이틀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유럽역사교육자연합(유로클리오) 소속 역사 교육자 14명을 초청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유로클리오는 유럽 지역의 역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 역사교재 집필과 역사교육자 교류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럽 28개국의 역사 교육자 연합기구로, 이번 학술회의는 '국경을 초월한 역사교육'이란 주제로 진행된다.

총 3개 세션으로 나뉘어져 진행되며 유로클리오 집행부, 역사교육 연구자 및 유럽 역사 교사 14명과 한국 역사교육학자 및 역사교사, 시민운동가 12명이 각각 참여한다.

제1부 '역사교육에서의 주변국 형상화'에서는 마우리치오 리오토 이탈리아 나폴리대 교수 '역사교육에서의 타자 형상화' 발제를 비롯해 남상구 재단 한일관계연구소장의 '한국인의 일본관', 에알 나베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교수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례', 나나 츠키스타비 조지아 이반 자바키슈빌리주립대 교수의 '소련-그루지야의 사례' 등이 소개된다.

제2부 '역사 갈등과 화해' 세션에서는 한상희 제주도교육청 장학사가 나서 '4.3과 세계시민교육'을 주제로 제주4.3을 소개한다. 한 장학사는 이날 발표를 통해 4.3역사교육을 평화와 인권에 바탕을 둔 세계시민교육으로 설정하는 등의 방향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한 장학사는 "역사갈등과 화해의 과정으로서의 제주 4.3에 대한 이해와 함께 유족의 삶을 평화교육과 접목한 사례, 4.3 당시 타인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했던 시민성을 발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시민교육의 핵심적인 가치인 평화와 인권, 통일, 관용, 정의, 갈등 조정 능력 등을 제주 4.3을 통해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 4·3은 '악의 평범성'을 예방하고 시민성을 실천할 수 있는 세계시민교육의 중요한 주제"라며 "4.3 교육을 통해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으며, 양심에 따라 정의롭게 행동하는 용기를 심어줄 수 있다. 4.3 교육은 단지 4.3의 배경과 전개과정, 진상규명 과정을 가르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인권의 가치, 시민의 역할을 성찰하는 과정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해당 세션에서는 이병택 재단 연구위원과 에미나 지브코비치 세르비아 교사의 '역사서술에 대한 논의', 지하네 유세프 프랜시스 레바논 이스트우드 국제학교 교사의 '유럽 사례로 보는 레바논 전쟁'이 소개된다. 제3부 세션에서는 이정일 재단 연구위원의 '국경을 초월한 공통교재 제작 방안', 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상임공동운영위원장의 '동아시아와 유럽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

이튿날인 24일 오전에는 안병우 한신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모든 참가자가 참석해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국경을 초월한 역사 교육과 역사 서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유로클리오 역사교육자 초청 학술행사를 통해 전쟁과 민족 갈등을 넘어 통합과 공존의 역사를 쓰고 있는 유럽 사례를 학교 현장에 접목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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