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고교 무상급식 예산 관련 이석문 "제주도와 소통부족"...의회엔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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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무상급식 예산을 둘러싼 제주도교육청의 태도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이석문 교육감은 소통이 부족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당장 내년 고교 무상급식 예산 확보를 놓고 이 교육감은 "의회에서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이 교육감은 6일 진행된 제주도의회 제364회 제1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조훈배(안덕면) 의원과 강성의(화북동) 의원으로부터 고교 무상급식 예산 확보 방안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

조훈배 의원은 "일선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급식의 소요예산에는 교육청 자체예산과 제주자치도의 예산이 함께 들어가고 있는데, 제주자치도의 예산 비중이 60%나 되고 있다"며 "교육청에서 추정하는 고교 무상급식 소요 예산은 연간 약 15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재원을 부담해야 하는 제주도와의 협의가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추경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한 것이 과연 책임있는 자세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도세전입금 비율을 3.6%에서 5%로 상향 했는데도, 도정의 동의 없이 예산을 반영한 사항이 배려와 협력을 강조하는 교육청의 사업추진인지 의구심이 들었다"며 "상호간에 의견 조율이 어려울 때는 도의회가 적극 나서겠지만, 그보다도 먼저 교육감의 ‘결자해지(結者解之)’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강성의 의원도 "제주도와의 충분한 협의와 소통부족, 일방적인 추진으로 곳곳에서 교육복지 실현의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다"며 "교육감께서 공약으로 제시한 고교 무상급식의 하반기 실시를 기정사실로 하고, 추경예산안에는 도 예산을 받을 것을 상정하고 예산을 편성했지만 (원희룡 지사는)또다시 예산 요구냐면서 ‘황당하다’는 식의 난색을 보였고, 예산 편성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결국 도교육청 자체 재원 만으로 하반기 고교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도 고교 무상급식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실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교육감은 제주도와의 기관 대립을 우려한 듯 자세를 바짝 낮췄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 도정질문과 교육행정질문에서 고교 무상급식에 대한 질의가 있었고, 도의회와 도민요구를 받아들여 공약으로 고교 무상급식을 약속한 바 있다"고 전후 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는 "이번 추경에 예산을 반영하는 과정에 제주도와 노력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지적을 잘 새기면서 도의회의 협조와 더불어 제주도와 소통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고교 무상급식 내년도 재정확보 방안에 대한 충언을 잘 새기겠다"며 "의회에서도 노력해 달라. 같이 함께 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원 지사는 지난 4일 도정질문 첫날 고교 무상급식 예산 지원과 관련해 "(교육청이)무상급식 예산을 맡긴 돈 찾아가듯이 내라고 하면 제주도 입장에선 황당하다"며 "단순히 교육감 공약이니 무조건 줘야 하는 건 아니"라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고교 무상급식 예산 확보와 관련, 제주도의 지원이 절실한 교육청이 한껏 자세를 낮추면서 도의회에 'SOS'를 친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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