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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변사로 묻힐 뻔 한 제주 모텔 노숙자 사망사건이 부검과정에서 살인사건으로 전환돼 향후 수사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날지 관심이다.

서귀포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성모(58)씨를 최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6월30일 서귀포시 한 모텔 객실에서 노숙자 이모(55)씨가 숨진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객실에 있던 인물은 성씨가 유일했다.

두 사람은 전날 술을 마시고 함께 모텔에 투숙했다. 이날 오전 업주가 요금을 받기 위해 객실을 찾았지만 성씨는 방 진입을 거부하는 등 의심스런 행동을 보였다.

당초 부검의는 노숙자인 변사자의 몸이 쇠약한 점에 비춰 질병 등에 의한 변사로 추정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몸에서 상처가 확인되는 등 의심스런 정황이 드러났다.

결국 경찰과 부검의는 타살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부검과 현장 사진 등을 분석해 석달만인 9월27일 최종적으로 비구폐색과 경부압박에 의한 타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부검의는 이씨가 노숙자 생활을 하며 몸이 쇠약하고 술도 많이 마셨지만 코와 입이 막혀 질식사하는 비구폐색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곧바로 이씨와 함께 생활한 노숙자 등의 동선을 파악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9월29일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펜션에서 성씨를 긴급체포했다.

성씨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오가며 노숙자 생활을 해 왔으며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피해자가 신체적으로 약해 일반인과 달리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정밀부검과 정황을 고려할 때 살인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가 피해자와 술을 마시다 살해하고 현금 78만2000원을 훔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살해 동기를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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