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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나르는데 도와달라며 접근 차량에 태워...도교육청, 각급학교 유사사례 방지 교육 지시

제주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어린이 납치사건 관련해 경찰이 아동학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형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과 아동복지법상 학대 등의 혐의로 장모(44)씨를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은 주말인 6일 낮 12시20분 도내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당시 학교 운동장에서는 유치원생 1명과 초등학교 저학년 3명 등 남자 어린이 4명이 축구공으로 놀고 있었다.

이 때 장씨가 아이들에게 접근해 “짐을 나르는 데 도와달라”며 말을 걸었다. 곧이어 아이 4명을 자신의 검은색 승용차에 태워 유유히 현장에서 사라졌다.

장씨는 편의점에 들러 아이들에게 음료수를 사주고 중산간의 한 농로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나무 막대기로 초등생 3명의 엉덩이를 수 십여 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3시31분쯤 실종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학교 건물과 주변 시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나섰다.

장씨는 이날 오후 5시20분쯤 유유히 학교 주변에 다시 나타나 아이들을 집 근처에 모두 내려주고 차를 몰아 제주시 방향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이날 오후 9시20분쯤 제주시 옛 삼양검문소 동측 진드르에서 이동중인 장씨를 체포했다.

장씨는 다른 지역 출신으로 5월 제주로 주거지를 옮긴 뒤 주유소 등에서 일하며 홀로 생활해 왔다. 특수절도 등 범죄 전력도 10여 차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해 대부분 함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아이들을 차량에 태우는 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했고 강제성은 없었다”며 “아이들의 엉덩이에 멍든 자국이 있어 학대 혐의 등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장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신문은 오늘 오전 11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리고 있다. 구속 여부는 오후쯤 결정될 예정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각급학교에 교육을 지시했다. 피해 학생에 대해서는 학생건강증진센터, 해바라기센터 등과 연계해 심리 치료를 받도록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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