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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까지 작업한 신간 그림책 《외계인 해녀》가 출간됐다. 도서출판 한그루. 값 1만5000원 ⓒ제주의소리

제주의 어머니 ‘해녀’. 푸른 바다를 밭 삼아, 척박한 밭을 바다 삼아 살아온 강인한 제주 섬의 상징이다. 어린이들이 해녀문화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책이 나왔다.  

제주출신 동화작가 김란(55)의 그림책 《외계인 해녀》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18 해녀문화 우수 예술창작 지원사업’ 공모지원으로 최근 발간됐다. 도서출판 한그루. 값 1만5000원. 

《외계인 해녀》는 해녀에 대해 잘 모르는 미취학 아동,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다. 대상의 특징을 고려해 짧은 글과 흥미로운 설정이 특징이다. 

제주 섬을 찾아온 외계인 ‘해’ ‘달’ ‘별’이 해녀 할머니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이지만, 해녀문화의 본질을 손상하지 않도록 한 배려가 눈에 띈다. 

특히 본문에 삽입된 16컷의 알록달록한 그림(삽화)들은 모두 작가가 직접 그린 것으로, 우주선, 외계인, 새, 문어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전통적인 해녀 모습과 물질(해녀들이 바닷 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 문화를 설명하기보다는 아이들이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친숙하게 해녀문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외계인'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이용했다. 

그러면서 세부 묘사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해녀 할머니가 바다 속에서 꾹 참았던 숨을 물 위에서 비워내는 ‘숨비소리’의 순간 표정도 친근하다. 연륜만큼이나 깊은 주름살 등은 해녀들의 고단하면서도 숭고한 노동의 과정을 어린이들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는 '숨은 그림 찾기'도 있다. 해녀의 물질에서 빠질 수 없는 빗창, 연철, 테왁, 망사리 등 해녀 관련 도구들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해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어른과 이야기에 빠졌던 아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찾아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어서 가족이 함께 모여 읽기에도 안성맞춤인 그림책이다. 

김란 작가는 “제주해녀는 이미 어린이들의 부모 세대에서도 이미 사라져가는 직업이지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해녀문화의 정신과 가치는 세대를 거쳐 전승되어야 한다”며 “아동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 책이 그 가치를 전하는 작은 한 걸음으로서 가족이 모여 함께 읽는 그림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란 작가는 1964년 제주도 대정읍 신도리에서 태어났다. 유치원 교사 출신으로 동화를 쓴느 일 외에도 동화와 제주신화를 들려주는 동화구연가로도 활동 중이다. 초등학교 도서관 명예사서로도 일하고 있다. 동화집《마녀 미용실》과 어린이 제주신화집 《이토록 신비로운 제주신화》, ebook 《달빛 피자가게》등을 썼다.    

 [잠깐 인터뷰-김란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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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55) 작가. 동화구연가 ⓒ제주의소리
Q. 제주해녀를 소재로 동하를 쓰시게 된 계기가?
A. 제주 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우리 제주해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해녀들의 문화는 제주 여성들의 삶의 뿌리라고 할 수 있지요. 저도 제주 여성으로서 어릴 때부터 제주 해녀들의 물질이나 숨비소리를 보고 들으면서 자라왔죠. 자연스럽게 강인하고 끈질긴 해녀들의 생명력을 배웠고요. 아이들에게 외계인이라는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서 제주해녀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싶었어요. 외계인은 바로 나. 또는 주위의 너, 우리, 다른 나라 사람들이 모두 포함 되는 거죠.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와  책속에서 외계인이 오랜 시간 동안 물질을 연습한 후에 비로소 터뜨리는 숨비소리는 해녀들의 생명력 이상의 것으로서, 해녀들이 갖고 있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이해하고 배웠다는 뜻입니다. 

Q. 글 뿐만 아니라 삽화까지 직접 그리셨는데?
A. 저는 원래 오랫동안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어린 친구들과  함께 했어요. 그때 그림책에 매료 되었고요. 그래서 동화를 쓰게 되었어요. 그동안 동화집 두 권을 냈어요. 이번 해녀 축제 창작 공모전에 당선이 되면서 기회가 되어서 꿈꾸던 그림책을 펴내게 되었어요. 

Q. 동화작가이면서 동화구연가이기도 한데 향후 특별한 계획은?
A.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진행하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제주신화 들려주는 강사로도 일하고 있어요. 도내 25개 초등학교에 가서 제주 신화를 들려주고 있지요. 아이들이 넋을 잃고 흥미롭게 제주신화를 듣는답니다. 앞으로 흥미롭고 변화무쌍한 제주신화를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기를 바라고요. 앞으로 계획이라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 제주도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소재로 이야기도 쓰고 그림책도 지속적으로 내서 제주도 이야기로 인정받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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