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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동굴이 만든 달 같이 맑은 자연유산 천연호수

2018년 11월 10일(토) 01:12
고병련 news@jejusori.net
제주의 ‘물’은 다른 지역 그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뿌리내려 숨 쉬는 모든 생명이 한라산과 곶자왈을 거쳐 흘러나오는 물에 의존한다. 그러나 각종 난개발, 환경파괴로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 제주 물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요즘, 남아있거나 사라진 439개 용출수를 5년 간 찾아다니며 정리한 기록이 있다. 고병련 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저서 《섬의 산물》이다. 여기서 '산물'은 샘, 즉 용천수를 말한다. <제주의소리>가 매주 두 차례 《섬의 산물》에 실린 제주 용출수의 기원과 현황, 의미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주섬의 산물] (79) 월정리 천연호수

세계유산마을 월정리를 상징하는 것은 화산섬 제주의 자연유산인 용암동굴이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인 세계적인 용암동굴이 한 마을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 월정리로서는 축복받을 일이다. 

월정리는 마을의 지형이 반달과 같고 바닷가에 접해 있고 ‘달이 뜨는 바닷가에 물이 맑다’는 뜻으로 ‘월(月)+정(汀)’이라 하는 마을이다. 월정리는 용수가 풍부한 ‘솔락개(소낭개)’ 일대에 들어와 살면서 설촌 되었다고 알려진 마을로, 옛 이름은 ‘무주개(무주애)’이다. 이 마을도 애월읍 고내리처럼 지형 상 한라산을 볼 수 없다.

월정리사무소에서 서쪽으로 1km 지점에 새월통(신월통)이란 물통이 있는데, 깊이가 4~5m에 달해 흡사 우물과 같다. 이 물은 반석 중앙에 한 사람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굴로, 굴속에 들어가 신월용(新月涌) 식기로 ‘떠 마시니 감미롭다’라는 시 한 구절이 남아 있을 정도로 맛있는 물로 알려져 있다. 나그네가 굴속에 있는 시원한 산물인 이 물통을 찾아냈다고 하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원진의 탐라지에서 ‘盤石中央有小穴 容人身下有泉脈 人入其中以小器取泉 而吸之其味甛佳’라 기술하고 있는데, 즉 ‘반석 중앙에 자그마한 구멍이 있어 겨우 사람이 드나들 수 있고 그 밑에 샘물 맥이 있어 사람들이 그 가운데서 작은 그릇으로 물을 떠서 마시고 맛이 무척 달다’고 해석된다. 지금 이 산물은 자연적으로 매몰되었다. 이 물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된 당처물동굴이나 용천동굴에서 솟는 산물이라고 추정되나 확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용(涌)’은 ‘물이 솟다, 땅에서 나오다’라는 뜻이 있으며, 마을의 지명유래에서 마을에서 서쪽으로 1km 지점 송림 가운데 매몰된 판석소혈(板石小穴)이란 굴 속에 시원한 정수가 고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만장굴과 김녕사굴로 연결되는 용천동굴(길이 3600m, 최대 폭 14m, 최대 높이 20m, 천연기념물 제466호)은 2005년에 전신주를 세우다 우연히 발견됐으며, 용암종유, 용암석순, 종유석, 종유관, 동굴산호 등이 발달하고 호수가 있는 등 경관이 뛰어나 2007년에 한라산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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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천동굴 천연호수. 제공=고병련, 제주도. ⓒ제주의소리

용천동굴은 지금으로부터 약 40만년전 주변 기생화산인 거문오름이 폭발하면서 분출된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생성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 동굴의 끝 부분에서 에메랄드빛 맑은 물이 가득 찬 호수가 발견되었는데, 그 규모는 폭 7~20m, 길이 800m, 수심 8~15m로 신이 빚은 비경으로 억겁의 세월이 빚은 지하의 강이다. 이 호수는 배를 띄워도 될 정도의 세계적으로 중요성과 희귀성을 인정받은 대형 용암동굴 천연호수라고 평가되고 있다. 호수의 수면은 해수면과 동일한 것으로 조사되어 호수의 물은 해수침입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동굴은 토기와 철기, 철편 등 8세기 통일신라시대 유물도 다량 발견되었다. 용천동굴에서 발견된 숯과 나무의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숯은 서기 420∼820년, 나무는 570∼780년으로 나타나 토기가 유입되기 전부터 사람이 동굴을 출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동굴하부에는 당처물동굴이 바다로 연결되어 있다.

2. 당처물동굴.jpg
▲ 당처물동굴. 제공=고병련, 제주도. ⓒ제주의소리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땅속에 거대한 강이 있다”라고 했듯이 땅 속 깊은 지하에도 강처럼 흐르는 물이 있고 우리는 그 물을 지하수라 한다. 용천동굴이나 당처물동굴도 이름에 모두 물을 갖고 있어서인지 ‘떠마시니 감미로와라’ 했던 월정리에 세월통 우물과 판석소혈(板石小穴)의 굴이 있었다는 것으로 볼 때, 동굴 속에 천년호수가 어쩌면 마을에 전해져 오는 용기(신월용)로 떠 마셨다는 세월통이라는 ’굴속의 물’이 아닌가 하고 추정해 보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억지만은 아니다.

# 고병련(高柄鍊)

▲ 고병련 교수. ⓒ제주의소리

제주시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거쳐 영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에서 수자원환경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공학부 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사단법인 동려 이사장, 제주도교육위원회 위원(부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고연(노인요양시설 연화원) 이사장을 맡고있다. 또한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위원과 행정자치부 재해분석조사위원, 제주도 도시계획심의, 통합영향평가심의, 교통영향평가심의, 건축심의, 지하수심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건설기술심의와 사전재해심의 위원이다.

제주 섬의 생명수인 물을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 비영리시민단체인 ‘제주생명의물지키기운동본부’ 결성과 함께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제주 용천수 보호를 위한 연구와 조사 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을 통해 지킴이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섬의 생명수, 제주산물> 등의 저서와  <해수침입으로 인한 해안지하수의 염분화 특성> 등 100여편의 학술연구물(논문, 학술발표, 보고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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