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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원희룡 지사(오른쪽)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오영희 의원(왼쪽). ⓒ제주의소리
[도정질문] 오영희 의원 “건강불평등 심각”…원 지사 “의료진 확보 어려움, 지속 검토”

제주도민 10명 중 3~4명은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종합병원을 이용하려 해도 최소 60분은 넘게 걸리는 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동․서부지역으로, 이 같은 의료취약지에 병원급 시실을 갖춘 보건의료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정책제안이 나와 눈길을 끈다.

원희룡 지사도 “수준 높은 의료진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해,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도의회 오영희 의원(비례대표, 자유한국당)은 16일 제366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을 통해 “현재 동․서부지역에는 병원급 시설이 없어 건강불평등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의료취약지에 병원급 시설을 갖춘 보건의료원 설치를 제안했다.

오 의원에 따르면 서귀포시민들 중 30분 안에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취약인구는 서귀포시 전체 인구의 49.85%나 된다. 60분 안에 종합병원에 도달할 수 없는 곳에 살고 있는 시민도 28.56%나 된다. 종합병원(제주시 5곳, 서귀포시 1곳)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삼은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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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분 이내 종합병원 서비스 이용 불가구역(빨간색 네모 안). ⓒ제주의소리/오영희 의원 제공
오 의원은 “2018년 제주도 지역균형발전 시행계획에는 의료접근성 향상을 위한 권역계획으로 ‘찾아가는 어르신 한방지원 사업’만 있을 뿐”이라며 “동부․서부지역에 민간의료기관 유치가 어렵다면 병원급 시설과 인력을 갖춘 ‘보건의료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연천군 보건의료원과 순창군 보건의료원 2곳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천군 보건의료원은 내과, 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소와과 등과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순창군 보건의료원은 진료과목도 산부인과, 비뇨이과, 이비인후과, 치과, 한방과까지 다양하고, 30병상의 입원실도 갖추고 있다. 물론 응급실은 24시간 불을 밝힌다.

오 의원은 “보건의료원은 수익창출이 아닌, 의료취약지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접근성 향상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라며 내과, 소아과 진료와 응급처치 등이 가능한 기본적 진료과목과 24시간 응급의료체계를 갖춘 ‘보건의료원’ 설치․운영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에 원희룡 지사는 “과연 수준 높은 의료진을 확보할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면서도 “필요성은 인정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추진 가능성을 열어놨다.

원 지사는 “현재 도내 곳곳에 보건소, 보건지소, 건강지원센터 등이 있지만 이곳에서 감당할 수 없는 의료서비스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문제는 서귀포의료원만 보더라도 급여 등 처우문제 때문에 의료진 채용에 어려움이 있다. MRI 등 고가의 의료장비를 갖추더라도 의료진이 확보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돼 결국 부실운영의 원인이 된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서귀포의료원과 보건소, 보건지소 등의 의료수준을 높여나가는 동시에 응급의료체계를 갖추는데 중점을 두겠다”면서 “다만, 동․서부지역은 애로점이 있기 때문에 제안한 내용(보건의료원 설치)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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