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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원희룡 지사(왼쪽)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이경용 의원(오른쪽). ⓒ제주의소리
[도정질문] 이경용 의원, 제주관광 위기-혁신도시 상생방안 놓고 팩트 폭격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이경용 의원(서홍․대륜동, 무소속)의 팩트 폭격에 원 지사가 고개만 끄덕이는 흔치 않은 광경이 연출됐다.

이경용 의원은 16일 원 지사를 상대로 △제주관광 및 투자 위기극복을 위한 지속가능한 관광․투자정책 방안 △혁신도시 조성에 따른 지역과의 상생방안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건설 등 3가지 주제로 질문공세를 폈다.

이 의원은 먼저 제주관광의 위기설과 관련해 준비한 PPT 자료를 제시하며 “2016년 1500만명이던 입도관광객은 올해는 현재까지 800만명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름여행 계획조사에서 제주는 라이벌인 강원도에 비해 줄곧 10% 이상 앞서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역전당했다”며 “관광의 질적성장을 강조하는 지금도 실제 관련 지표들은 더 악화되고 있다”고 팩트 폭격했다.

항공 접근성과 관련해서는 “항공 인프라 확충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전제한 뒤 “현재 상황으로는 내국인관광객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고 도민들의 뭍나들이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슬롯을 계속 늘릴 수는 없다. 관광객을 오지 못하도록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잠재 관광객들은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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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용 의원. ⓒ제주의소리
남북 연계관광에 대해서도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말 그대로 H벨트다. 그런데 이 H벨트에 제주는 빠져 있다”며 “DMZ벨트는 제주가 강점인 생태관광을, 동해안 벨트는 크루즈관광을 위협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 의원의 지적에 고개를 계속 끄덕이던 원희룡 지사는 “제주관광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결국은 만족도에 대한 가성비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며 “위기의식을 가지고 개선한다면 훨씬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투자유치와 관련해서도 “전국적으로 보면 투자유치 실적이 60% 늘었는데, 제주는 오히려 70% 줄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며 “H벨트를 볼 때 투자는 경기북부, 강원도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원 도정 들어 야심차게 내놓을 수 있는 실적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또 “지사가 취임한 후 관광객 2천만 시대를 대비하겠다며 관광국을 신설했다. 관광대국 스페인에서 관광을 누가 총괄하는 줄 아느냐. 국왕이 직접 챙긴다”며 “그런데 제주는 관광예산이 갈수록 줄고 있다. 조직은 점검하지 않느며 굴러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관련 유관단체․기관 간 불협화음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관광공사와 관광협회로 지원되는 예산이 엄청 늘었다. 인원도 많이 늘었다. 결국 관광국이 해야할 업무를 공사, 협회에서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관광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이제는 지사가 챙겨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잘 살펴보겠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지하차도 건설과 관련해 이 의원은 “B/C 조사결과 0.6밖에 안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강정, 제2공항, 서귀포시 인구유입률, 농번기 서귀포시만의 특수성이 감안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에 원 지사는 “제주시의 경우는 진작에 차관을 도입해 연북로, 애조로를 건설함으로써 시내 통과차량들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크다”며 “그런데 서귀포시는 산록도로와 시내가 워낙 가까워 우회도로 들어갈 곳이 별로 없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게 유일하다. 용역진과 협의를 더 해보겠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방향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원 지사는 “우회도로 문제는 몇년 가서 후회하지 않도록 잘 하겠다”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혁신도시 지역상생 방안을 놓고는 사실상 훈계(?) 수준이었다.

이 의원은 “혁신도시 조성 당시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평당 30만원에서 50만원 받고 매수에 응했다. 그런데 지금은 평당 2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주민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며 이들을 달래줄 방법이 뭐냐고 추궁했다.

이 의원은 “국세공무원교육원에 수많은 사람들이 온다. 그런데 이들을 다 가둬놔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도록 한다”며 이렇게 해서는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산 농수산물이 혁신도시로 공급돼야 하는 게 맞지 않나”고 반문한 뒤 “그런데 지금은 대기업에서 독점적으로 서울에서 일괄 구매한 뒤 제주에 뿌려주는 방식이다. 돈이 다 중앙에서 놀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혁신도시에 대해 불만이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역여론을 전했다.

원 지사가 “지적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명심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자, 이 의원은 “식당 문제는 해당 기관장이 결정하면 될 것이고, 농수산물 구매 문제는 중앙에서 하기 때문에, 지사께서 노력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원 지사는 “이 자리에 서귀포시장이 참석했는데, 시장으로 하여금 서귀포시 우회도로며 혁신도시와 관련한 지적들에 대해 잘 챙길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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