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74) 양배추가 위에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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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는 시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식재료인 양파를 다뤘는데, 이번에도 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양배추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다. 우리들은 매일 식사로부터 섭취한 수분이나 영양소가 몸을 만드는 재료가 되고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에너지가 된다.

그러나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이 그대로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또는 지방은 어느 것이나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는데 입안에서 씹어서 크기가 작아지면 위 그리고 소장으로 내려가면서 체내로 흡수될 만큼 작게 분해되어 주로 소장에서 흡수된다. 흡수되고 난 나머지는 대장으로 보내져, 수분량이 조절되어 변으로 배설된다. 

이렇게 소화, 흡수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소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 ‘위’다. 위의 주요 작용은 위액분비와 연동운동(꾸물거림)에 의한 소화이다. 음식물이 위에 들어오면 자극을 받아 위액이 분비되어 음식물이 소화된다. 위내벽 전체는 위점막이 둘러싸고 있어, 위내벽을 보호한다. 위 점막을 통하여 분비되는 위액에는 pH1~2정도의 강산성 위산과 소화효소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위점액은 음식물의 이동을 부드럽게 하며, 위산 등으로부터 위점막을 보호한다.

위액속의 위산은 때로는 위를 위협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위점액이 감소한다든지 위산의 분비가 과잉이 되면 위산의 자극으로 위점막이 거칠어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위산 등은 공격분자이고, 위점액이나 위점막의 혈류 등은 방어분자라고 말할 수 있겠다.

위라는 기관은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교묘하게 균형을 잡고 있는데, 이 균형이 깨지면 위염이나 위궤양 등 여러 가지 트러블이 생기게 된다. 위산 이외에 균형이 깨지는 요인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내는 독소나 암모니아, 지나친 스트레스, 위점막을 직접 자극하는 알콜 또는 흡연 등이 알려져 있다. 과식하면 위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되어 가슴이 답답할 때도 있다. 또는 위산분비가 많아서 위가 쓰려서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인 가넷 체니(Garnet Cheney)가 양배추즙에서 위궤양 개선에 효과가 있는 성분을 추출했다. 바로 메칠메치오닌(methyl methionine)인데, 그는 양배추(cabbage)에서 이름을 따서 캐비진(cabagin)이라고 명명했다. 일본인들은 캬베진이라고 말한다.

이 캬베진의 광고 문구에 보면 MMSC(methyl methionine sulfonium chloride)가 함유되어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메칠메치오닌’의 유도체이고, 위점막의 손상을 수복(收復)시켜준다고 한다.

그 외로 양배추는 암을 예방한다는 실험결과가 있으며, 비타민과 무기질 등 많은 영양소가 들어 있다. 위가 나쁜 사람들은 물론, 일반 사람들도 양배추를 많이 들어 건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윤창훈 명예교수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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