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75) 콜레스테롤, 중요한 건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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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식재료로 이용하는 알 가운데 사람들과 가장
친숙하다. 반찬이 없을 때 손쉽게 달걀후라이를 해서 밥을 먹을 수 있고, 라면에 넣어서 맛을 좋게 하기도 한다.

달걀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돼있다는 이유 때문에 한 때 경원(敬遠)시 됐었다. 그러다 4년 전 미국 정부가 ‘건강한 사람은 달걀같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식이지침을 바꿨다. 이렇게 바꿔지게 된 것은 역학(疫學)연구의 결과다.

달걀 섭취량과 심장질환 또는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과는 관계가 없었고, 관상동맥질환과도 관련이 없었다. 하루에 달걀을 2개 이상 섭취한 그룹과 전연 섭취하지 않은 그룹 사이에 사망률에 차이가 없었다.

체내의 콜레스테롤은 식사에서 섭취된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80% 정도는 간장 등 체내에서 합성된다. 식사에서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간장에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의 양은 감소하며, 반대로 적게 섭취하면 합성되는 콜레스테롤 양은 증가한다. 이렇게 간장은 체내의 콜레스테롤의 균형을 유지시키고 있다,

몸에 좋지 않은 것으로만 생각되는 콜레스테롤이지만, 콜레스테롤은 지질(脂質)에 속하는 것으로 동물이 살아가는데 불가결한 영양소다.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약 60조개 세포의 막을 구성하는 외에 성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등의 스테로이드호르몬, 비타민D의 전구체가 된다. 또 지방의 소화에 필요한 담즙산이 되기도 한다.

혈액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에는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LDL콜레스테롤(저밀도 지질단백)’이고, 다른 하나는 ‘HDL콜레스테롤(고밀도 지질단백)’이다. 보통 HDL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을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말하지만, 적당한 표현은 아니다.

LDL콜레스테롤은 혈관 등 신체의 각 조직에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고, HDL콜레스테롤은 쓰여지고 남은 콜레스테롤을 간장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각각 하는 역할이 다르다. HDL과 LDL이 균형있게 존재한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혈중 LDL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으면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혈중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달걀 섭취 제한이 해제되기 전에는 하루에 남성 750mg, 여성 600mg 미만이 콜레스테롤 섭취기준이었다. 50~60g 달걀 1개에 200~240mg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으므로 하루 달걀 2개 정도를 섭취하면 채워지는 양이다.

장기간에 걸쳐 혈중에 높은 지질농도가 계속되면 관상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한다.  달걀 섭취 제한이 없어졌다고 해서 달걀을 많이 먹는다면 달걀속의 콜레스테롤 역시 지질에 속하므로 바람직하지는 않겠다고 하겠다. 하루 2~3개 먹는 게 좋다고 생각된다.

윤창훈 명예교수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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