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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이 고통받는 이들 주목한 양혜영의 첫 소설집

2019년 01월 09일(수) 17:21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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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단편 작품 묶은 소설집 《고요한 이웃》 발간

양혜영 작가는 최근 첫 번째 소설집 《고요한 이웃》(삶창)을 발표했다. 이 책은 ▲오버 더 레인보우 ▲랩의 제왕 ▲틈 ▲올드 하바나 ▲구두 ▲고요한 이웃 ▲요나 ▲물집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 그동안 발표해온 작품까지 포함해 263쪽 분량의 소설집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사회적, 문화적 약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버 더 레인보우>의 ‘나’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버림받는다. ‘리’와 동거를 하지만 ‘리’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단지 욕망의 대상일 뿐이다. ‘리’는 어느 날 어린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성폭력을 휘두르다 ‘나’와 다툼을 벌인다. ‘나’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자신의 집을 나와 버린다. 

<구두>의 주인공은 혼혈 여성이다. 아버지는 어릴 때 호주로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필리핀인과 인도인이 대부분인 공장에 일을 하지만 다시 공장장의 성폭력에 시달리다 자신을 유일하게 도와준 필리핀 노동자인 ‘미구엘’과 함께 공장을 나와 동거를 한다. 미구엘은 ‘N’이라는 여장가수로 생계를 잇고 ‘나’는 이국적인 용모를 이용해 학원 영어강사를 하지만, 허위 경력을 빌미 삼은 학원장에게 다시 성폭력을 일상적으로 당한다. 

표제작 <고요한 이웃>에서는 남편의 폭력적인 일상이 이야기의 배면에 깔려 있다. 그는 ‘고니’에게 폭력의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옆집 여자가 찾아온다. ‘고니’는 그 여자와 남편이 부재한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함께 먹으며 스스로를 위로하는데, 집에서는 자꾸 이상한 냄새가 나고 파리가 보인다.

출판사는 “양혜영의 소설은 대체적으로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데 아마도 일상이 된 폭력에 대한 작가의 내면 상태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무력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며 “폭력에 폭력으로 맞대응하는 파괴적인 광경이 펼쳐지고, 집을 나와 거리를 헤매거나, 철거와 자연재해에 휩싸여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내가 쓰는 소설은 오색찬란한 드레스를 걸치고 화려하게 치장한 예쁜 인형이 아니다. 지극히 평범해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인형이 겹겹이 들어 있는 ‘마트료시카’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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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혜영 작가. ⓒ제주의소리
더불어 “힘센 사람들은 어디서든 할 말 다 하고 하지 않은 일을 부풀려 표현하기도 하지만 내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겪은 일마저 말 못 하고 소리 내 울지도 못한다”며 “그럼에도 그 사람들은 자신 보다 작은 사람을 품으려 애쓴다. 온몸으로 사람이 사람을 품고 안는 세상. 나는 그것이 ‘소설’이고, 우리가 나누는 ‘사랑’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설관을 밝혔다.

저자는 2002년 단편소설 <틈>으로 '제주작가' 신인상을 받았다. 이어 박화성 탄생 100주년 현상공모 우수상(2004), 4.3문학상(2005년)을 수상했다. 2007년 단편소설 <오버 더 레인보우>로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제주작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삶창, 263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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