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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상류의 광령천에서 녹조라떼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강수량이 줄면서 녹조 현상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장] 강수량 급감에 외도 취수량 30% 
, 월산정수장 공급량 줄여...저수지 저수율도 뚝

월대천은 제주시 외도동을 흐르는 생태하천이다. 해수와 담수가 만나 은어와 숭어떼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수심이 깊으니 조심하라’ 안내판이 내걸릴 정도로 물이 풍부한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많은 시인과 묵객이 시문을 읊고 풍류를 즐기던 명승지였다. 

제주올레 17코스이기도 한 월대천에서 남쪽으로 광령천까지 걷다보면 금세 줄어든 물을 확인할 수 있다. 흐르지 못한채 고인 물은 녹색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하천 바닥까지 녹색을 띤 덩어리가 깔려 있었다. 물고기들은 보이지 않고 쾌쾌한 냄새까지 불쾌하게 만들었다.    

때 이른 무더위에 강수량까지 크게 줄면서 제주 하천에 이처럼 녹조라떼 현상까지 발생했다. 수원지 취수량은 눈에 띄게 줄고 저수지마저 수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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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도수원지 앞에 흐르는 월대천에서 강수량이 줄면서 하류로 물이 흐르지 않고 있다. 오른쪽에 고인 물에서는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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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상류의 광령천에서 녹조라떼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강수량이 줄면서 녹조 현상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월대천 하류에는 상수원보호구역인 외도수원지가 자리잡고 있다. 

강수량이 적었던 지난해 6월에도 하루 9600t을 취수했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강수량이 크게 줄면서 취수량이 하루 6500t으로 급감했다. 

취수량 감소에 월산으로 공급되는 물이 줄면서 애월과 유수암수원지의 물을 월산으로 추가 공급하는 실정이다. 월산정수장은 노형, 연동, 외도, 이호, 도두 주민들 식수를 제공하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월대천 상류에 조성중인 제주장애인스포츠센터를 문제 삼고 있지만, 당국은 올해초부터 지속되는 강수량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제주시 누적강수량은 227.9mm로 지난해 같은 기간 496.9mm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평년 402.4mm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6월 한달 강수량도 19일 현재까지 단 6.0mm에 그치고 있다.  이는 평년 같은 기간 63.0mm의 10분의 1 가량이다. 6월 한달 평년 강수량 181.4mm와는 30배 이상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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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월대천 하류에 설치된 농업용수 공급 시설. 물이 줄고 녹조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농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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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위치한 광령저수지. 빗물이 고이는 이 저수지는 최근 강수량 감소로 저수율이 70% 밑으로 떨어졌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올초부터 비가 좀처럼 내리지 않으면서 취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단수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수원 확보를 위해 충분한 비가 내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빗물을 저장하는 광령저수지도 최근 가뭄에 저수량이 크게 줄었다. 하천을 통해 물이 유입되는 수산, 용수저수지와 달리 광령은 빗물을 이용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계획저수량은 5만1000t 규모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저수율이 7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평년저수율 75.4%에도 못 치는 수준이다.

저수량이 68만1000t으로 가장 큰 수산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80%에 이르지만 녹조현상 등으로 농민들이 이용을 꺼리면서 가뭄에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녹조를 줄이기 위해 태양열을 이용한 물 순환 장치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수질이 기준치에 충족해 필요한 농민들은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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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저수지에서 한 농민이 경운기 동력장치를 이용해 저수지 물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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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이른 무더위와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제주시 광령천의 모습.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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