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후 칼럼] 여성들의 외침과 절규 '미투'...변화의 시작, 성폭력 사회=구조문제 인식해야 실재하면서 허구의 존재로 간주되었다. 소유하고 권력을 휘두르며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사랑이라는 거룩한 가치로 포장하고 상업적으로 소비했다. 가해자는 온갖 언설로 죄상을 호도하며 피해자에게 ‘가만 있어라’ 협박한다. 피해자는 겁에 질려 숨어버린다. 페미니즘이나 성 평등 주장은 반사회적인 일로 낙인찍었다. 최근의 미투 캠페인을 접하고 생각나는 말들이다. 그간 내면에 숨어 있던 피해 여성들의 상처, 수치와 혐오가 공론의 장...
[권영후 칼럼] 평창 단일팀, 가상화폐, 검찰 성추행 폭로...변화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필요 이미 알려진 것, 알고 있는 것, 익숙한 것은 자명한 것으로 간주한다. 반면 낯선 현상들은 증명되지 않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현실 너머의 세계와 경계에 있는 현상들을 감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집단과 개인들이 이해관계나 욕망에 집착한다면 변화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 ‘블랙 스완’은 고정관념에 의존한 예측을 벗어나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기존의 제도나 질서가 해체되는 새로운 변화를 통찰하...
[권영후 칼럼] 서울 집중 현상 지나 '지방의 서울화'까지 부작용 속출...지방분권 개헌 시급 전국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226개 중 30%가 30년 후 없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작년에 나왔다.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현행대로 진행된다면 지방소멸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오래된 전통, 기억, 역사, 신화, 스토리, 문화, 예술, 관습을 공유하고 자산으로 남긴 지역 공동체가 없어지면 우리의 위대한 유산은 그대로 잊히고 만다. 올해부터 15살에서 64살 사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이른바 '인구절벽' 현상이 본격화...
[권영후 칼럼] IMF 후 20년, 비정규직 양산 사회통합 저해...공동의 목표 지향해야 공정·정의라는 말은 역사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시 사회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가치관에 따라 그 의미나 해석, 규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선한 본성이라고 여기는 공정·정의를 향한 갈망은 현실에서 부를 추구하거나 인정을 받고 싶은 욕망과 긴밀하게 얽혀 있다. 지난달 23일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방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나온 구호의 대부분은 공...
[권영후 칼럼] 가을 숲에 들어서는 느낌은 매일 다르다. 봄, 여름 꽃은 대부분 지고 찬 기온에 강한 가을꽃들만 가끔 눈에 띈다. 나뭇잎은 빨강, 노랑 등 강렬한 색으로 물들어 꽃이 핀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소설가 카뮈는 ‘잎마다 꽃이 피니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라고 단풍잎을 묘사하기도 했다. 가을이 저물 무렵이면 나뭇잎은 땅으로 내려앉는다. 나무는 옷을 벗고,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입게 될 것이다. 숲은 열린 공간이며 누구나 다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광장이다. 숲에 존재하는 나무, 들풀, 동물, 돌, 미생물들은 긴밀하게 ...
[권영후 칼럼] 5.18 신군부, 나치 부역자, 차별·혐오주의자...악의 평범성에 정면 대응해야 1980년 5월 직장에서 경험한 일이다. 광주에서 군인들이 시민을 무참히 학살한 사건과 관련, 신군부는 무고한 시민들을 폭도나 빨갱이로 낙인찍고 이를 수용하도록 대국민 홍보에 엄청난 인적 물적 자원을 쏟아 부었다. 짧은 기간이나마 폭포수처럼 퍼붓는 홍보와 교묘한 선전술에 속아 비극적인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무감각해진 부끄러운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공작원이 사주하여 일어난 폭동으로 매도하는...
[권영후 칼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넘지 못할 장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쉽지 않다. 장벽이 자기 자신에게 해당되고 피해를 실감해야 가능한 일이다. 평소에는 남의 일로 간주하기 십상인 이유다. 장벽은 인간의 이기심과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켜 높이가 커지고 견고해진다. 장벽의 결과인 차별과 갈등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확산되면 남의 일이 아닌 나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인간 사회 어디에나 장벽은 존재하며 장벽으로부터 초연할 수 없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권영후 칼럼] 혁명보다 어려운 개혁...변화의 힘 지속돼야 공동체 번영 개혁은 시대변화를 상징하면서 국민들이 직접 실감할 수 있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회자되고 있는 개혁 과제들은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대통령 행사의 근엄한 의전이 확 바뀌었고, 비정규직이 정규직 되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미세먼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요즘 달라진 풍경이다. 현재 개혁은 탈권위주의, 반부패와 투명성 강화, 국가와 정부에 대한 신뢰도 제고, 경제민주화, 불평등 해소,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
[권영후 칼럼] 정치 경제 발전 이끌 동력...신세력과 기득권 충돌 속 '시민 참여' 중요해 지금 우리는 이중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국내의 촛불혁명과 전 세계적인 화두로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이다.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프랑스혁명과 영국 산업혁명의 변혁과정을 추적하면서 이를 이중혁명으로 명명하고, 자본주의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주장했다. 프랑스혁명은 정치를 바꾸고 산업혁명은 자본주의 경제를 태동시켰다. 홉스봄에 의하면 두 혁명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자본주의 정치 경제를 낳은 통합적인 혁...
[권영후 칼럼] 원칙 있는 정의로운 통합...소통하는 대통령 되길 오늘 새 대통령이 취임한다. 우선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대통령은 정치·외교·경제·남북관계·사회문제가 모두 위기상황인 나라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 국론을 모을 최상의 비전과 기획·전략이 요구된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분야별 구조개혁, 통합과 견제, 공공성 회복, 굳건한 안보 정책들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최우선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권영후 칼럼] 불평등은 경제보다는 정치 문제 차기 대통령 선출이 한 달 남았다. 다시 묻는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에게 불평등은 넘지 못할 벽인가. 불평등의 짙은 그림자와 함께한지도 오래되었다. 최근 발표된 통계는 불평등, 불안전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가계부채 1344조원, 자영업자 대출 520조원, 65세 이상 노인 38%만 연금 수급, 청년실업률 12.3%, 치킨집이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 3만6000개보다 많은 4만여개 등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대99 담론이 쏟아지...
[권영후 칼럼] 뚜렷한 대립 분위기, 신념에 맞는 뉴스만 수용...진실 위협하는 가짜뉴스 가짜뉴스가 공개적인 토론의 중심으로 바짝 다가왔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합리적이다’는 헤겔의 명제처럼 가짜뉴스는 합리적인가? 가짜뉴스가 공론장을 왜곡하고 여론을 오도하여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고 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으나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짜뉴스가 어느 때 보다도 각광을 받게 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분열과 대립, 불신, 개인의...
[권영후 칼럼] 전두환의 보도지침, 박근혜의 블랙리스트...창의성은 자율-다양성에서 나와 정부 정책이나 방침으로 문화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제약하는 불법적인 통제가 폭로되고 사회 의제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30년 전이다. 청와대가 기획하고 문화언론 행정기관이 집행한 사실이 밝혀진 1986년의 전두환 정부의 보도지침과 2016년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는 30년의 간격을 두고 발생했다. 보도지침과 블랙리스트는 시민의 양심자유, 언론자유 같은 기본권을 침해하고 법률을 위반했기 때문에 법규에 근거한 정책 규제가 아닌 것은 분...
[권영후 칼럼] 새로운 민주주의 원년 될 2017년...정치 감시하는 시민의식 지속돼야 2016년은 불교에서 말하는 무명(無明)에서 반야(般若), 즉 지혜를 찾는 한 해였다. 촛불을 든 시민은 민주공화국의 초석을 다지는 위대한 과업을 이룩했다. 2017년에는 ‘오컴의 면도날’로 곁가지를 쳐내고 핵심에 이르는 길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혁명이 희극으로 왔다가 비극으로 끝나는 테르미도르의 반동이 비일비재했던 역사적 사실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4.19혁명을 하이재킹한 5.16쿠데타, 1980년 서울의 봄을 탈취한 전두환 ...
[권영후 칼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불통...박정희 시대 청산해야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상징적 역할과 최종 정책 결정은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 정부수반이 맡는다. 한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존재다. 사람들의 일상적이고 미세한 삶의 안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정치의 핵심인 대통령에게 큰 문제가 생긴다면 국민들이 불안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의롭고 공평무사하며 투명한 시스템이 붕괴되면 신뢰가 깨지고 격렬한 분노로 이어진다. 퇴진을 ...
[권영후 칼럼] 지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장벽을 넘어서야 소통이 될까 숲에서는 침엽수와 활엽수가 주인 노릇을 한다. 맨 땅이 숲으로 변하는 천이과정을 살펴보면 처음 이끼 같은 지의류가 나타나고, 초본류가 자라면서 관목 군락으로 변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햇빛이 많이 필요한 침엽수가 점유하는 양수림으로 이행한다. 다음은 혼합림을 거쳐 활엽수처럼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음수림이 형성된다. 음수림 단계에서 구성 수종이나 양이 크게 변하지 않는 안정된 상태가 극상림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점은 햇빛을 충분히 받고 자란 양수림이 결국에...
[권영후 칼럼]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아시나요? 지하철이나 길 맞은편에서 노인들을 마주치는 일이 흔해졌다. 크게 내색하지 않지만 불안하고 거리감이 생긴다. 비정상적이지만 말끔히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데 나 자신은 어떤가. 나도 나이든 사람인데, 왜 자기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현대 사회에서 노년 세대가 얼마나 취약해지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사례다. 인간의 삶이란 불완전하고 불확실하며, 노년이 되는 과정은 인간 누구나 비슷한 경로를 거치는 숙명이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퇴화하고 죽는 몸을 갖고 있으며 종국...
[권영후 칼럼] 거닐며 온라인 속 포켓몬 잡는 새로운 놀이...호기심·창의력은 더욱 키워야 걷는다. 괴물이 나온다. 포켓볼을 던진다. 맞춰 잡는다. 볼에 갇힌 괴물은 발버둥친다. 잡히거나 도망친다. 포켓볼이 떨어지면 무료 서비스 지역을 찾거나 유료 구매한다. 새로운 캐릭터를 품은 에그를 부화시키기 위해 5km를 걷는다. 끝이 없을 것 같다. 스마트폰 안의 움직임만 보며 무아지경에 빠진다. 매일 1만3000보 이상 걸으며 29종 98마리를 포획했다. 얼마 전 속초에 가서 포켓몬 고의 마법에 빠진 3일 동안의 경험이다. 유료 관광...
[권영후 칼럼] 도시와 농촌이 다르게 바라보는 전원생활...브렉시트 결과 해석은?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은 시골에서 도착해 느낀 감정, 시골사람들의 모습, 목자들의 노래, 시냇가의 풍광이나 새소리, 천둥과 폭풍우 등 전원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귓병의 고통을 극복하고 자연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는 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도시를 떠나고픈 생각이 든다. 전원으로 공간 이동을 꿈꾸고, 문학적 전통이 시작된 것은 도시가 형성되고 정치 경제 권력이 도시로 집중되기 시작한 기원전부터 시작됐다. 베르길리우스의
[권영후 칼럼] 매일 출근길에 숲을 거쳐 일터로 간다.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창밖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창문 너머 물체가 가물가물하다. 시야를 가린 것이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헷갈린다. 휴대폰에 뜬 미세먼지 경고 문자를 본다. 며칠째 미세먼지에 둘러싸여 숲으로 들어간다. 숲에서 만난 사람들은 입 가리개를 착용하고 있다. 짙은 녹색으로 변한 청정 숲에서 미세먼지의 공격을 실감한다. 사람은 무사했으나 두려움은 커져만 간다. 미세먼지가 우리 삶을 괴롭히는 골칫덩어리가 된지는 오래됐다. 미세먼지는 인간이 움직이는 모든 공간에서 실시...